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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정치

"유가 오를 것" 맹신하고 4조 쏟아부은 하베스트 사업 재개한 석유공사

  • 등록  :
  • 2017-12-20 14:54
  • 수정  :
  • 2018-05-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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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하베스트 사업 자가 시뮬레이션 결과. 자료= 이찬열 의원실 제공.

석유공사 “2021년부터 유동성 위기 탈출 가능”
저유가 가능성 배제한 결과···진단 신뢰성 ‘글쎄’
국제유가 전망, 긍정과 부정의 변수 뒤섞여
하베스트 자료 조작 의심··· 과다계상·할인율 왜곡

한국석유공사가 4조원 넘게 투자한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 광구 사업을 재개한 가운데 이를 밀어 붙인 근거로 활용된 자가진단 결과에 대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뉴스웨이가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석유공사 하베스트 사업 관련 자가 시뮬레이션을 살펴본 결과, 배럴당 45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하베스트 블랙 골드 광구의 원유 생산이 채산성을 갖출 수 있고, 이를 통해 2021년쯤 하베스트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 김경수 의원실 제공


문제는 석유공사의 자가 시뮬레이션 기준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석유공사 경제성제고방안 기준’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국제유가를 올해 48달러, 2018년 52달러, 2019년 57달러, 2020년 61달러, 2026년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해 내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같은 유가전망에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석유공사는 블랙골드를 비롯한 다른 자산들을 활용하면 2021년 하베스트의 순현금흐름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다. 석유공사 추정한 하베스트 중장기 자금전망에 따르면 하베스트의 순현금흐름은 2018년 -2억500만 캐나다달러, 2019년 -1억4400만 캐나다달러, 2020년 -6500만 캐나다달러에 이어 2021년 400만 캐나다달러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석유공사 자가 진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유가 변동성은 변수가 많아 예상하기 어려워 석유공사가 내세운 가정은 오차범위를 넘어 설 수 있다”며 “저유가로 돌아설 경우 하베스트 사업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원은 유가와 환율, 매장량 등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변화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한 채 이어가야 하는데 하베스트 사업의 경우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하베스트는 2014년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내려앉자 자금난에 빠져 2015년 3월 블랙 골드 원유 생산시설 공사를 중단했다. 당시 기준으로 원유 채굴 비용이 원유 판매 수익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원유를 생산해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건설 중단 시점에 생산시설 진척도는 99%였고, 시험가동 준비까지 했지만 포기해야 했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실장은 “유가흐름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과거 배럴당 100달러가 유지되던 시기에 30달러로 폭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연구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며 “만약 다시 사업을 재개한다면 안전장치는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원개발의 변수 중 하나인 매장량이 막상 뜯어보면 예상 매장량과 다를 수 있다. 석유공사 내부에서 측정한 자가 시뮬레이션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며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내부에서 논의할 것이 아니라 위원회 등을 만들어 외부 평가도 포함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국제유가를 살펴보면 거의 보합세 수준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스사산원유(WTI)는 주간으로 0.1% 하락했고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약 0.3% 하락했다. 그런데도 가격은 배럴당 57.30달러와 63.23달러 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국제유가는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뒤섞여 있는 상황이어서 쉽사리 전망을 하기 어렵다.

세븐스리포트의 공동편집장인 타일러 리치는 마켓워치에 “북해 포티스 송유관 폐쇄는 주초 유가를 상승하도록 자극했지만, 미국 원유생산량이 주중 세 번 이상 평균치를 웃돌아 선물가격이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심한 한 주였다”고 평가하고 “원유 시장의 기술적 추세는 강한 매수세인 반면 시장 기초여건은 미국의 무자비한 산유량 증가로 덜 고무적이어서 원유 시장의 움직임은 서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65달러까지 오르면 OPEC과 러시아 등 24개 산유국의 감산 합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WSJ은 OPE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OPEC 내부에서 지나친 유가 상승이 러시아 등의 내부 이탈을 부르고, 미국 셰일 석유 생산을 부추겨 석유 시장을 감산 이전 상태로 되돌려 놓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내년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5가지 변수로 영국 북해 포티스 송유관, 글로벌 원유 수요, OPEC과 러시아 출구전략, 베네수엘라, 비회원국의 원유 공급을 제시했다. 일부 항목의 차이가 있긴 WSJ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가 상승과 하락 요인이 혼재돼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자료= 김경수 의원실 제공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석유공사가 하베스트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기초 자료 조작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올해 2월 A 회계법인이 석유공사의 의뢰로 작성한 ‘하베스트 손상검토 보고서’가 과대 계상됐다고 폭로했다. 김 위원은 “석유공사의 추정유가는 평가 당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 달러 내외였지만 최고 배럴당 431달러까지 예상하는 수치를 사용하는 등 과다계상을 통해 수익을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한 석유공사가 할인율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하베스트 손상검토 보고서는 유사기업의 의도적 누락을 통해 왜곡된 할인율을 산정하고 이를 통해 회수 수익을 조작했다”고 비판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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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JHCHU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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