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7℃

  • 인천 7℃

  • 백령 4℃

  • 춘천 7℃

  • 강릉 11℃

  • 청주 9℃

  • 수원 8℃

  • 안동 8℃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9℃

  • 전주 9℃

  • 광주 10℃

  • 목포 10℃

  • 여수 10℃

  • 대구 9℃

  • 울산 14℃

  • 창원 14℃

  • 부산 13℃

  • 제주 12℃

한국석유공사, 자원시장에서 호갱 노릇 ‘톡톡’

[에너지공기업 해부②]한국석유공사, 자원시장에서 호갱 노릇 ‘톡톡’

등록 2017.11.28 14:27

수정 2018.05.15 15:16

주현철

  기자

MB정부 실패작 ‘하베스트’ 사업, 회수율 0.1% 그쳐8년만에 실패로 끝난 쿠르드 사업···4개는 썩은 광구석유公, 국제유가 50달러 설정···4년 뒤 파산 불가피

한국석유공사, 자원시장에서 호갱 노릇 ‘톡톡’ 기사의 사진

한국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최근 5년 사이 여타 공기업보다 나빠져 향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상황에 부닥쳤다. 이러한 형편없는 성과의 내막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석유공사의 엉터리 투자 탓인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는 2007년 기준 해외자원개발사업 투자액과 회수율이 각각 4억6200만달러, 86.3%로 이명박 정부 직전까지는 회수율 등이 건전했지만, 2012년 말 누적투자액은 185억4700만달러로 7.5배 증가했지만, 회수율은 38.5%로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이는 무리하게 추진한 해외 사업이 문제로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부실투자인 캐나다 하베스트(HAVEST) 에너지 인수 프로젝트의 경우 현재까지 40억8000만달러가 투입됐지만, 회수액은 400만달러에 불과해 38억21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석유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사기를 당했다 할 정도로 국제 자원 시장에서 호구 고객 노릇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측에 2009년 9월 9일 2조6855억원을 제시했다가 거절당하자, 9월 23일 3조1890억원으로 다시 제안했다. 하지만 하베스트 측은 10월 14일 이를 다시 거절한다.

이에 석유공사는 다음날(10월 15일) 예정에 없던 정유시설 날(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 NARL)을 동반 인수하겠다며 약 4조282억원을 수정 제안한다. 그러나 하베스트 측은 이마저도 거절한다.

메릴린치에 의뢰한 경제성 평가 보고서가 나온 10월 20일 김성훈 석유공사 전 부사장은 캐나다 캘거리에서 하베스트 측과 만나 약 4조5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다. 메릴린치가 제시한 인수 금액보다 약 5200억원이 높은 금액이다.

규모가 4조5000억원 정도면, 투자 가치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하베스트는 경제성 평가도 단 5일 만에 졸속으로 이뤄졌으며, 인수 조건과 인수 가격 등에 대해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인수 결정 주체와 시점에 대한 내막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베스트는 2009년 상반기에만 2341억 원의 손실을 냈으며 부채 규모가 상반기 매출액보다 1조원 이상 많은 부실기업이었다. 이런 기업을 무려 4조5500억 원이나 주고 인수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8년 6월에 시작한 이라크 쿠르드 사업은 8년 만에 수포로 끝났다. 석유공사는 쿠르드 지역을 추정매장량 72억 배럴의 석유가 저장된 노다지로 판단해 쿠르드와 5개 광권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쿠르드 지역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라크 중앙정부와 크루드 지방정부 간 갈등으로 인해 개발에 방해를 받았다. 그간 공사는 거액을 쏟아부으며 쿠쉬타파, 상가우 노스, 상가우 사우스를 이곳저곳 다 파봤지만, 원유나 가스를 발견하지 못했다.

심지어 하울러 광구는 60만달러를 투자했음에도 현재까지 탐사조차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광구에도 기름이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는 상태인데도 탐사를 감행했다.

결국 석유공사는 원유개발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광구 5곳 가운데 쿠쉬타파와 상가우 노스 광구 지분 전체, 상가우 사우스 지분 절반을 반납했다.

이처럼 석유공사의 해외자원외교사업은 성과 없이 부채만 남긴 가운데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대를 유지할 경우 4년 안에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석유공사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국제유가를 올해 50달러, 2018년 56달러, 2019년 61달러, 2020년 65달러, 2021년 71.1달러로 과도하게 높게 예측해 내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원은 “2021년까지 기준유가를 50달러로 설정하면 올해 2조 6911억원인 석유공사 자본금은 2018년 1조9394억원, 2019년 1조2013억원, 2020년 2838억원으로 줄어들고 2021년에는 6438억원의 자본 잠식이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