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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부사장, 정기선이 짊어져야 할 짐

[현대중공업 인사]최연소 부사장, 정기선이 짊어져야 할 짐

등록 2017.11.14 17:27

윤경현

  기자

복귀 후 상무에서 부사장까지 초고속 승진회사 어려운 시기에 대주주 프리미엄 눈총전무 승진 후엔 독자적 성과 냈다는 평가도계열사 대표 겸임···본격적인 차세대 준비경영승계 위해 현장 근로자와 스킨십 필요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

정기선 전무가 14일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 및 자회사 대표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복귀한지 5년만에 초고속 승진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임원 약 50% 평균 나이는 50세~56세가 대부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기선 부사장은 1982년생 35세로 현대중공업 사상 최연소 전무 승진 이후 올해 부사장까지 역대 최연소 남자임원이 됐다.

계열사 대표 자리도 꿰찼다. 정 부사장은 안광헌 대표와 함께 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의 장남으로 사실상 경영활동의 폭을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기선 부사장이 공동 대표로 활동할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제작한 약 3200척 선박에 대한 통합서비스를 담당하는 곳이다. 선박 및 육상플랜트 보증서비스, 기자재 부품 판매서비스, 선박·엔진 수리서비스, 성능개선 서비스 및 ICT(정보기술통신) 서비스 등이 주력 사업이다.

정 부사장은 그동안 재무팀, 경영기획팀, 기획재무부문장, 조선해양영업총괄까지 다방면을 두루 거쳤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선호에 따라 친환경 선박 서비스에 집중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 2월 KSS 해운과 선박 배기가스 저감장치 설치 사업 MOU를 체결한 이후 선박·해운 전문가들로 전담팀(TFT)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사장 스스로에겐 부담스런 인사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룹 최연소 사장단 합류가 대주주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시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현대중공업을 살린 건 40년 조선업계 내공을 가진 최길선 회장과 부친의 충신 권오갑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정기선 부사장은 이런 어려운 시기에 상무에서 전무로, 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다만 전무 승진 후 사우디아라비아 정유회사 아람코를 비롯해 인도와 진행하고 있는 협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성실하고 주도적으로 업무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는 조선과 선박엔진, 해양플랜트 등 다방면에 수십조 원대의 부가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업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해운사 바리와 스마트십 부문 협력관계 구축을 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도 직접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업을 통해 경영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 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 부사장의 경영 수업은 다양한 현장 경험을 통해 이뤄졌지만 여전히 현장 근로자들과의 스킨십에 약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대주주 장남이라는 핸디캡이 노동조합과의 대화에는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해 올해 임단협과 묶어서 진행하고 있다.

연내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면 내년에는 3년치 임단협을 진행해야 한다. 노사 모두가 치열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현장의 연속이다.

이번 인사에 정 부사장을 상대적으로 비중이 덜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공동대표로 선임한 것은 현장경영을 통해 완벽한 경영수업을 쌓게 하려는 의도라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는 수십년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라며 “정 부사장은 조선업계와 관련해 전문성과 노사업무, 사업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단 작은 회사부터 경영해 보라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지주사 대표로 한 발 물러나는 권오갑 부회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지주사에서 새로운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재무 및 사업재편, 대외 활동 등에 전념하며 정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정기선 부회장 체제로 후계구도가 그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 부사장의 장점으로 꼽히는 소탈함과 겸손함을 장점으로 현장 근로자와 임원들과의 조율사 역활과 함께 어려움에 빠진 현대중공업을 살려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기선 부사장은 대일외고, 연세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정씨는 ROTC로 병역 의무를 마친 후 외국계 금융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국민일보 인턴기자을 거쳐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 이수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컨설턴트로 재직했다.

2013년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해 경영기획팀 선박영업부 수석부장을 거쳐 2014년 10월 상무 승진했고 2015년 11월 현대중공업 전무, 2017년 부사장 승진과 함께 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 대표 선임됐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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