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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대우건설’ 질긴 악연 끊다···금타·아시아나, 보유지분 전량 처분

‘박삼구-대우건설’ 질긴 악연 끊다···금타·아시아나, 보유지분 전량 처분

등록 2017.11.08 13:46

수정 2017.11.08 14:35

김민수

  기자

금호타이어 이어 아시아나도 지분 전량 처분재무구조 개선 위해 약 6.59% 지분관계 청산박 회장, 2006년 6조4천억에 대우건설 인수과도한 차입으로 그룹 유동성 위기 불러와대한통운 인수 과정서 자금 조달 이용하기도

금호타이어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대우건설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대우건설의 연결고리가 사실상 끊어지게 됐다. (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금호타이어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대우건설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대우건설의 연결고리가 사실상 끊어지게 됐다. (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이 구체화되고 있다. 오는 13일 예비입찰 의향서 제출이 마감되는 가운데 연내 본입찰에 이어 내년 초까지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주요 주주인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역시 최근 대우건설 지분을 매각했거나 매각을 앞두고 있다. 대우건설의 새 출발과 함께 과거 금호사태로 점철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악연이 끝을 눈앞에 둔 셈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전날 장 개시 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대우건설 주식 1827만7029주를 매각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보유 중인 913만8514주 전량을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키로 결정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은 총 6.59%였다. 이를 통해 금호타이어는 11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558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딜은 단순히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대우건설의 10년 넘는 애증 관계의 단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박삼구 회장과 대우건설의 인연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 8월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된 후 정부 주도의 회생절차에 들어간 대우건설은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에 성공하며 주인찾기에 돌입했다. 2006년 1월 본입찰을 통해 대우건설의 새로운 주인으로 선정된 곳이 바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이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시가의 두 배에 달하는 6조4000억원이라는 가격을 써내 대우건설을 품에 안았다.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재계순위 8위의 재벌로 도약하겠다는 박삼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였다.

경영정상화 작업을 진행하던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끌어다 쓴 과도한 차입금이 발목을 잡았고, 대한통운 인수에 이용당하는 등 부침을 겪다 2011년 산업은행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사진=대우건설)경영정상화 작업을 진행하던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끌어다 쓴 과도한 차입금이 발목을 잡았고, 대한통운 인수에 이용당하는 등 부침을 겪다 2011년 산업은행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사진=대우건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우건설의 동거는 오래가지 못했다. 대우건설을 얻기 위해 끌어다 쓴 과도한 차입금이 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인수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은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차입했다. 대신 2009년 12월15일 대우건설 주가가 3만2500원 밑으로 떨어지면 정해진 가격으로 FI들의 주식을 매입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그의 바램과 달리 대우건설 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로 바닥을 기었다. 설상가상으로 대한통운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됐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2009년 6월 대우건설 재매각을 공식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빠졌고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형제의 난’까지 겹치면서 박 회장은 2009년 금호산업을 떠났다.

이 때 대우건설 지분을 사들인 것이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현재 대우건설 보통주 2억1093만1209주(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결국 박삼구 회장의 대우건설 인수는 박 회장 자신은 물론 대우건설에게도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채권단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을 사실상 거절한 것도 과거 대우건설 사례에서 생긴 불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재계 안팎의 공통된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욕심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가 흔들렸고 우량 기업이던 대우건설도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며 “연결고리가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것은 결과적으로 양측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은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늦어도 내년 초까지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매각가는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해외자본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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