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7℃

  • 인천 7℃

  • 백령 5℃

  • 춘천 11℃

  • 강릉 11℃

  • 청주 10℃

  • 수원 7℃

  • 안동 12℃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9℃

  • 전주 9℃

  • 광주 11℃

  • 목포 11℃

  • 여수 14℃

  • 대구 14℃

  • 울산 15℃

  • 창원 14℃

  • 부산 14℃

  • 제주 12℃

‘만인 대 만인’이 감시하는 사회

[기자수첩]‘만인 대 만인’이 감시하는 사회

등록 2017.11.06 15:20

임정혁

  기자

‘만인 대 만인’이 감시하는 사회 기사의 사진

유명한 말들을 꼽아 주식시장을 만들어보자. 어떤 말의 주가가 가장 안정적일까. 개인적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말을 뽑고 싶다. 이 말만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특급 우량주가 되지 않을까.

대한민국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산다. 여러 통계를 종합하면 수도권 거주자는 하루 평균 84번 CCTV에 찍힌다. 모든 것이 오픈된 사회다. 누구든 언제나 개인을 감시할 수 있는 사회다.

그렇다고 개인이 항상 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SNS와 각종 인터넷 채널을 합치면 개인의 힘은 어떨 경우 집단을 삼킨다. 그것이 불공정한 것을 향한 지적이거나 불합리한 것에 대한 폭로라면 그 파급력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다.

조직이나 단체가 설치한 CCTV가 평범한 개인을 84번 감시하듯 개인도 조직과 단체의 불공정과 불합리함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주장할 수 있는 시대다. 언론이 이슈를 잡아 어젠다 세팅을 하던 시대를 넘어 개인의 문제 제기가 언론의 검증을 통해 어젠다로 자리 잡는 게 자연스러운 세상이다. 자신을 향한 CCTV를 봐도 더는 놀라지 않는 개인이 늘어난 시대의 이면이다.

가구 인테리어 기업 한샘이 사내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최초 문제 제기는 자신을 성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한 개인이 쓴 포털사이트 글에서 나왔다. 지나간 여러 사회 이슈와 겹친다.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샘은 관련 대응을 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시대다. 연신 상한가를 치고 있는 이 말 앞에서 한샘이 과거와 같은 사고와 관념으로 대응했다간 개인에게 먹혀버릴 수도 있다. 수많은 언론이 그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하루에 84번이나 CCTV에 찍히면서 만인 대 만인의 감시에 단련된 또 다른 개인이 더 아픈 폭로를 할 수도 있다.

한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초기 대응 미숙을 반성하고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에 협조하겠다는 정공법을 택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