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산다. 여러 통계를 종합하면 수도권 거주자는 하루 평균 84번 CCTV에 찍힌다. 모든 것이 오픈된 사회다. 누구든 언제나 개인을 감시할 수 있는 사회다.
그렇다고 개인이 항상 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SNS와 각종 인터넷 채널을 합치면 개인의 힘은 어떨 경우 집단을 삼킨다. 그것이 불공정한 것을 향한 지적이거나 불합리한 것에 대한 폭로라면 그 파급력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다.
조직이나 단체가 설치한 CCTV가 평범한 개인을 84번 감시하듯 개인도 조직과 단체의 불공정과 불합리함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주장할 수 있는 시대다. 언론이 이슈를 잡아 어젠다 세팅을 하던 시대를 넘어 개인의 문제 제기가 언론의 검증을 통해 어젠다로 자리 잡는 게 자연스러운 세상이다. 자신을 향한 CCTV를 봐도 더는 놀라지 않는 개인이 늘어난 시대의 이면이다.
가구 인테리어 기업 한샘이 사내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최초 문제 제기는 자신을 성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한 개인이 쓴 포털사이트 글에서 나왔다. 지나간 여러 사회 이슈와 겹친다.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샘은 관련 대응을 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시대다. 연신 상한가를 치고 있는 이 말 앞에서 한샘이 과거와 같은 사고와 관념으로 대응했다간 개인에게 먹혀버릴 수도 있다. 수많은 언론이 그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하루에 84번이나 CCTV에 찍히면서 만인 대 만인의 감시에 단련된 또 다른 개인이 더 아픈 폭로를 할 수도 있다.
한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초기 대응 미숙을 반성하고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에 협조하겠다는 정공법을 택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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