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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심장 대기업 그룹이 아프다

[기업이 아프다]한국경제 심장 대기업 그룹이 아프다

등록 2017.09.05 09:12

임주희

  기자

고개든 ‘옥죄기’정책···기업하기힘든 나라확산되는 反기업정서···기업가 정신 ‘시들’오너리스크 장기화에 경영 공백 현실화사드보복으로 기업 피해 갈수록 커져통상임금 패소로 조단위 부담 불 보듯정규직 전환 압박···우왕좌왕 노사문제

그래픽=홍연택그래픽=홍연택

최근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국내 5대 그룹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대내외 악재로 인해 경영환경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정치권과 사법·행정부의 행보도 걸림돌이다.

기업들은 총수가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아 미래경쟁력을 상실하는가 하면 끝없이 이어지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대내외 악재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수 있는 경영 환경 조성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차원의 정책 지원과 민간주도의 시장 경제체제가 확립돼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기는커녕 정치권의 영향으로 인해 글로벌 경쟁자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내부의 적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 5대 기업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삼성그룹은 창사 이래 첫 총수 실형이라는 충격에 빠졌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 마저 실형으로 경영에 나서지 못함으로써 삼성그룹의 미래경쟁력 상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대규모 투자나 공격적인 M&A는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하반기 AI 관련 기업 여러 곳을 인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그 사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2위를 다투고 있는 인텔은 이스라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모빌아이를 153억 달러에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중국 사드 보복에 따른 해외 판매 및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여기에 노조와의 임단협 중단, 통상임금 소송 패소 등 국내 악재가 겹치며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차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2조59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4.3% 줄어든 2조3193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해외에서의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글로벌판매는 219만7689대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8.2% 감소했다.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1분기 30만1000대에 이어 2분기에는 10만5000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52만3000대, 2분기 29만4000대 등 상반기에만 80만대 이상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 북한을 둘러싼 한중미 3국의 정치적 갈등이 해소돼야 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면서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한미FTA 논의도 문제다. 미국은 한미FTA 발효 이후 자동차 분야 등에서 무역 수지 적자가 2배로 늘어났다며 협정문에 대한 개정이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대외적 불안요소가 늘어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위험요소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가 기아차 노조 소속 2만74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판결을 내렸다. 현대차그룹에 새로운 악재가 아닐 수 없다.

SK그룹과 LG그룹은 계열사의 실적 향상으로 경영 측면에선 상승세를 보이나 회장 사생활, 경영승계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지난달 8일 ‘일부일처제를 지키기 위한 시민모임’은 최태원 SK 회장의 동거인 김모씨를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시민단체가 고발한 사안은 지난해 국세청에서 탈세 여부를 조사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건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재차 이를 문제 삼고 나섰다. 또한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도 문제 삼으며 SK그룹 회장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시민단체의 돌발행동으로 SK그룹은 기업신뢰도 및 이미지에 미칠 악영향으로 노심초사 하고 있다.

오너 리스크가 없기로 유명한 LG그룹의 경우 4세 경영승계가 난제다. 그간 LG그룹은 철저하게 장자 승계 원칙에 따랐다. 하지만 최근 구본무 LG 회장을 대신해 구본준 LG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구본준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가 아닌 구본준 부회장이 차기 회장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장남인 구 상무는 아직 30대인데다 경영 수업을 받은 지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구 상무가 경영수업을 마칠 때까지 구본준 부회장이 대행 체제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일각에선 구본준 부회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승계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롯데는 사드 보복과 함께 신동빈 회장의 재판으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 되면서 그간 중국 내 사업 규모를 키워온 롯데그룹은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신동빈 회장은 매주 열리는 재판으로 인해 경영에 집중 하지 못하고 있다. 신 회장은 뇌물 혐의에 대해 대가성이 없었고 부정청탁의 목적도 아니었으므로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 하고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실형을 받으면서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과 경쟁국들의 거센 추격, 한미FTA 개정 가능성 등으로 대외 변수가 증가한 가운데 정치적 영향으로 기업이 짊어져야 할 위험요소까지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게다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동계 현안도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 시키고 있다” 며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향후에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투자애로 등을 해소 할 수 있도록 경영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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