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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강국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대한민국

[한진해운 사태 1년] 해운강국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대한민국

등록 2017.08.23 17:29

임주희

  기자

한진해운 파산 후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입지 위축국내 1위 선사인 현대상선 선복량, 세계 15위 수준해운업계 “정부의 정책 지원 없이는 성장 기대 어려워”

사진=현대상선 제공사진=현대상선 제공

글로벌 시장을 호령했던 대한민국이 1년 만에 해운변방국으로 전락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지 1년이 됐다. 그 사이 글로벌 해운 시장은 머스크와 MSC 등 외국 선사들을 중심축이 됐고 국적 선사들의 입지는 한없이 위축됐다.

23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글로벌 해운 동맹은 기존 2M, O3, G6, CKYHE에서 2M+현대상선(머스크·MSC·현대상선), 오션얼리이언스(CMA-CGM·코스코·에버그린·OOCL), 디얼라이언스(MOL·NYK·K라인·하파크로이트·양밍)로 재편됐다.

국적 선사의 경우 2M과 오션, 디 얼라이언스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않다. 현대상선이 '2M+H(현대상선) 전략적 협력'을 맺었지만 결속력이 낮은 형태다. 머스크라인과 MSC가 선박공유(VSA)형태의 동맹을 맺은 것과 달리 현대상선은 2M과 선복을 거래하거나 교환하는 형태로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동맹에 국적 선사가 속하지 못했다는 것은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증거다.

해운동맹은 세계 각국의 주요 선사들이 운임을 비롯해 운송 조건에 관한 협정을 맺고 선박과 노선 등을 공유해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영업하는 것을 말한다. 선사들은 이를 통해 과당 경쟁을 억제하고 경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때문에 동맹은 아무 선사하고 맺지 않는다. 오랜 시간 신뢰를 쌓고 재무상태가 건강한 선사를 중심으로 동맹이 형성된다.

특히 무형의 자산인 네트워크와 노선을 다수 확보한 선사를 선호한다. 오래된 경험도 동맹을 맺는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때문에 이러한 해운동맹에 속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미 국제 경쟁에서 제외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2M과 전략적 협력을 맺고 있지만 계약기간인 3년이 끝난 이후 계약이 연장될 가능성은 낮다”라며 “2M이 현대상선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한진해운 파산 여파를 염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이미 한진해운 자산과 화주들을 확보한 상태에서 더 이상 현대상선이 위협적이지 않기 때문에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현 해운동맹 체제에서 현대상선이 합류할 수 있는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라며 “현대사선이 해운동맹을 맺지 못하게 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1위인 현대상선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선복량을 100만TEU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국적선사의 입지가 위축된 것은 선복량과 밀접하다. 국적 선사의 선복량은 지난해 8월 105만TEU(한진해운, 현대상선)에서 올해 8월 39만TEU(현대상선, SM상선)로 62% 감소했다. 특히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34만6297TEU로 세계 15위(점유율 1.6%)에 그치고 있다.

낮은 선복량 때문에 한진해운의 주력 영업망이었던 미주노선 대부분은 머스크와 MSC에 내줬다. 해운업계에선 한진해운 미주노선 수요를 해외 선사가 60~70%, 현대상선과 SM상선이 20~30%를 확보한 것이라 분석했다.

14개 국적 선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하락한 위상을 회복하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한국해운연합을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각 선사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시작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일개 선사들이 모여 해운업의 위기를 돌파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에 대한 지원요청은 한진해운 파산 이전부터 줄곧 제기돼 왔으며 중국과 일본 정부의 해운 정책과 비교돼 왔다.

중국 컨테이너선사 코스코는 중국 정부의 지원 하에 최근 홍콩 선사인 OOCL을 63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코스코의 선복량은 242만TEU로 늘어 세계 3위 선사로 급부상했다.

일본 3대 선사인 NYK, MOL, 케이라인도 정부의 도움하에 지난달 7일 컨테이너선 사업 통합법인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cean Network Express)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선복량은 143만TEU로 세계 6위에 랭크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해운이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불가피하다”라며 “특히 조선-해운-철강업을 일원화 해 기간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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