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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게이트,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기자수첩]면세점 게이트,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등록 2017.07.24 09:22

임정혁

  기자

면세점 게이트,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기사의 사진

지난겨울 국정농단 사태에서 시민 대다수는 탐정이 됐다. 헌법을 짓밟은 자들의 거짓 핑계 속에서 시민 탐정들은 썩은 뿌리를 유추해갔다.

근거 조각들은 언론 보도와 네티즌 수사대와 각자의 상식이었다. 국회의원들은 이들과 공조해 목소리를 높여갔다. 그렇게 청문회에 호출된 혐의자들은 마지막 사죄의 기회에서도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시민들의 분노를 증폭했다. 광장은 더욱 성난 시민들의 함성으로 뒤덮였으며 “숨기는 자가 범인”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사이다 발언’이라는 이 말 속에서 변명과 발뺌 끝에 입을 다문 자는 가장 강력한 의심을 받았다. 실제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수사 대상으로 꼽힌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는 구속 중에도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숨기는 자가 모두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가장 범인에 가깝다는 추론은 유효하다.

해가 바뀌어 푹푹 찌는 여름이 됐건만 우리는 또다시 차가웠던 국정농단의 끄나풀을 최근 면세점 사태에서 목격하고 있다. ‘면세점 게이트’라고 불리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이해할 수 없는 비위 행위가 그것이다.

감사원은 최근 2015년 이후 총 세 차례 신규 면세사업자 심사에서 관세청 실무자들이 일부 평가항목 수치를 조작했다고 밝혀냈다. 이후 관세청은 해당 실무자의 책임이라고 꼬리를 잘랐다. 특혜를 받은 곳들은 입찰 공고에 따라 준비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지시설’의 시발점으로 인식되는 전 대통령과 측근은 여전히 말이 없다.

이 사건에 ‘게이트’ 꼬리표를 붙일 수 있는 건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태 재판에서 관련 혐의가 입증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추적에 추적을 더할수록 이전처럼 입을 다물며 숨기는 자가 또 나올 것인가. 그때처럼 또다시 벼랑 끝에 몰려서도 숨기는 자가 범인이 될 것인가. 지난했던 겨울의 기억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른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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