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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유커···면세업 끝없이 추락

[사드배치결정 1년]사라진 유커···면세업 끝없이 추락

등록 2017.07.13 07:55

수정 2017.07.13 09:48

임정혁

  기자

‘황금알 낳는 거위’ 옛말···“졸라 맬 허리띠도 없다”사업권 반납 현실로 ‘공항 임대료’ 인하 요구 거세

전광춘 감사원 대변인이 지난 11일 서울 감사원에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전광춘 감사원 대변인이 지난 11일 서울 감사원에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 업계는 매출 추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시절은 일찌감치 끝났으며 이제는 사업권 반납과 임대료 인하 요구라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까지 업계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감사원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서 관세청이 인위적으로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준 것으로 드러나 면세점 업계 전체를 향한 외부 이미지까지 추락한 상태다.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면세점 업계 일각에서는 사드 보복 조치가 해빙될 것이란 얘기가 슬그머니 나왔다. 실제로 중국 롯데마트와 면세점 사이트가 재가동 됐으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문제의 일대 전환이 예고돼 사드 보복이 최소한 정치적인 문제에선 잠잠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최근의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사드 후폭풍이 이렇게 오래갈지는 몰랐다”며 “이제는 올해 안으로 끝날 것이란 예상도 별로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매출 70% 이상을 중국인 관광객에게 기댔던 면세점 업계에서는 ‘이제는 졸라 맬 허리띠도 없다’는 말이 나온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0% 안팎 급감했으며 갤러리아면세점, SM면세점, 두타면세점은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 적자 폭을 개선한 수준이며 HDC신라면세점은 매출액 대비 소폭의 흑자를 달성한 수준이다.

특히 사드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은 롯데는 면세점 등 사업 영역을 떠나 그룹 차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 그룹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와 중국의 관계가 개선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전에는 예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사상 초유의 사업권 반납이라는 사태도 벌어졌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일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영업을 다음달 31일자로 종료한다”며 “기존 점포 역량에 집중해 매출 감소 최소화와 손익구조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제주공항 면세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사업을 따낸 뒤 2019년 4월까지 영업하기로 했던 계약을 일찌감치 접은 것이다. 위약금은 약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정도면 더 많은 적자가 나기 전에 손을 털기엔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는 게 업계 내 평가다.

결국 한화갤러리아는 사드 국면이 더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향후 적자 누적보다는 위약금 손해를 선택한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면세 사업자들의 사업권 반납 도미노 현상도 나올 수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지금은 면세점 운영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추세다. 사드 보복 조치가 언제 풀린다는 예상도 할 수 없다. 특히 사업권 반납을 해도 계약서나 법적으론 문제가 없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사업권 반납)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면 정부에서 임대료 인하라든지 중간 해결책을 내놔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런 국면은 ‘공항 임대료 인하’ 등의 요구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항공사가 항공 수입이 아닌 상업 시설로 너무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공항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을 하는 이유는 인지도 확보와 해외 진출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지금의 임대료는 너무 비싸다. 지난 3월에 면세점협회 차원에서 사드 보복 때문에 힘드니까 임대료 좀 낮춰달라고 했더니 공항공사는 콧방귀도 안 뀌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공항 수익 구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천공항만 상업 수익 비중이 작년 기준 56%로 알고 있는데 이게 전부 임대료를 엄청나게 올려서 책정한 것”이라며 “다른 나라랑 비교해도 인천공항만큼 임대료가 높은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천국제공항공사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천공항 상업수익 비중은 2014년 51%, 2015년 53%, 2016년 56%로 매년 상승했다. 면세 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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