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7℃

  • 인천 7℃

  • 백령 5℃

  • 춘천 11℃

  • 강릉 11℃

  • 청주 10℃

  • 수원 7℃

  • 안동 12℃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9℃

  • 전주 9℃

  • 광주 11℃

  • 목포 11℃

  • 여수 14℃

  • 대구 14℃

  • 울산 15℃

  • 창원 14℃

  • 부산 14℃

  • 제주 12℃

금융 각료 인선, 더 늦으면 안된다

[기자수첩]금융 각료 인선, 더 늦으면 안된다

등록 2017.06.28 17:15

정백현

  기자

금융 각료 인선, 더 늦으면 안된다 기사의 사진

2017년 6월 현재 금융당국을 책임지는 금융위원장은 실질적으로 없다. 임종룡 위원장이 여전히 자리에 앉아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없다. 이미 사표를 내고서 이임식 날짜만 기다리는 상황이나 다름없다.

그야말로 금융위원장의 실질적 부재 상태다. 문제는 이 부재 기간이 길어도 너무나 길다는 점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대통령선거 하루 전날인 5월 8일 정부에 사표를 냈다. 벌써 52일 전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로 후속 각료 인선이 늦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원장 부재는 무려 두 달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과정에서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옛 금융감독위원회의 일부 조직이 분리돼 금융위원회로 새롭게 개편된 이후 금융위 조직이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뾰족한 역할 없이 사실상 방치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가계부채 폭증 문제가 우리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로 비화되고 있음에도 금융위원장 인선이 계속 미뤄지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는 물론 해결사를 찾는 노력도 딱히 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금융위원장 인선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의 이름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 금융당국 수장을 맡았던 사람부터 과거 금융 정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놨던 정치인은 물론 현재 국책은행장을 맡고 있는 사람까지 다양하게 등장했다.

금융권은 이들의 이름이 열거될 때마다 혼란스러워 했지만 정작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오는 8월까지 가계부채 폭증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강하게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방관 속의 협박인 셈이다.

금융 정책은 정부가 실행해야 할 내치(內治) 부문 중 하나다. 모든 국민들이 돈에 대한 걱정을 줄여가며 생활할 수 있도록 금융 시장을 안정시키고 금융기관들을 감독·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다. 금융위원장은 이런 일을 총괄하는 금융 정책 최고 책임자다.

그러나 현재처럼 국가 경제, 특히 서민 가계가 난파선처럼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금융 정책 책임자를 속히 찾지 않고 이 문제를 사실상 방관한다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폭발적인 성원과 지지를 얻으며 출범했다. 이 정부가 대통령선거 당시부터 내걸었던 구호처럼 ‘나라를 나라답게’ 가꾸기 위해서는 정부가 국민의 생계를 안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집 안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집 밖의 문제도 잘 풀리는 법이다. 위기의 대내외 정세 속에서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 수십년간 뿌리내린 적폐를 청산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대출금 이자를 갚느라 숨이 턱턱 막히는 국민의 숨통을 열어주는 것은 더 큰 사안이며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늘어가는 빚 때문에 국민의 한숨과 나라 경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을 문재인 정부가 알고 있다면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경제·금융 관련 각료 임명에 속도를 내고 금융 정책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쏟아주길 바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