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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알맹이가 없다

[금융지주 실적 대해부]어닝 서프라이즈 알맹이가 없다

등록 2017.06.13 09:08

수정 2017.06.13 09:13

조계원

  기자

환율 하락과 부동산 매각 1조원 차익대손준비금 감소 등 일회성 요인 주요 비일회성 수익도 이자수익 중심으로 성장예대마진 0.04%p 확대, 여전한 이자장사

국내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최근 6년만에 최대실적을 달성하는 등 높은 순익을 올리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순익의 질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를 일부 인정하고 은행을 대상으로 고배당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국내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최근 6년만에 최대실적을 달성하는 등 높은 순익을 올리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순익의 질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를 일부 인정하고 은행을 대상으로 고배당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국내은행들이 최근 순익 증가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사이 다른 한편 에서는 국내은행의 순익증가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4000억원(49%) 증가한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도 순익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은행들의 이러한 순익이 부풀려 졌으며, 은행이 향후 지속적으로 이정도 규모의 순익을 창출할 능력이 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일시적으로 은행의 순익이 널뛰기 했다는 지적이다.

국내은행의 순익에서 환율 하락·부동산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나머지 이익 마저 부동산시장 활황에 따라 증가한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대다수를 차지해 실속이 높지 않은 영향이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부분을 일부 인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은행의 순익이 증가한 상황에서 국내은행들을 대상으로 배당 자제를 권고하는 등 은행의 기초체력을 보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6년만의 최대실적은 반짝효과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이 6년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비결은 일회성 이익에 있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순익이 급증한 뒤에는 환율 하락 등 일회성 이익이 크게 증가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국내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익에는 외환·파생관련이익 7000억원과 대출채권 매각이익 2000억원, 투자주식 처분에 따른 법인세 공제 20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중국 화푸빌딩 대출채권을 매각해 1706억원을,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대손충당금 환입으로 3600억원을,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매각으로 1580억원을 일회성 수익으로 얻었다.

여기에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이 지난해 1분기 2조5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5000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감소한 점도 은행의 순익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한 몫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내은행의 실적이 일회성 요인과 대손 준비금 감소에 따라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고있다. 은행의 영업력 확대 등을 통해 수익이 확대됐다기 보다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순익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국내은행이 6년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러한 실적이 계속된다고 보장하기는 어렵다”며 “일회성 이익과 대손준비금 감소에 기인한 영향이 큰 만큼 순익이 향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전한 이자장사 중심의 수익

전문가들이 국내은행의 순익증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이유는 일회성 이익과 함께 이자이익이 은행의 순익증가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국내은행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1분기 8조4000억원에서 2분기 8조5000억원, 3분기 8조6000억원, 4분기 8조8000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는 같은 기간 이자수익자산이 70조4000억원 증가하고, 예대금리차이가 0.04%포인트 증가한 영향이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맞은 사이 은행들은 대출을 확대하고,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의 벌려 이익을 창출한 것이다.

다만 이자이익 중심의 순익 증가는 은행이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불만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때 예금금리는 빨리 내리고 대출금리를 한 발 늦게 내리는 수법으로 은행들이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난무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수익을 확대하는 가장 손쉬운 방안은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2015년부터 확대 추세로 전환돼 최근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저금리 체제가 일반화되고, 정부가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라 대출 억제 및 국민의 과도한 금융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은행의 이자이익 중심의 성장이 멈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은행과 벌어지는 수익성 격차

국내 은행이 이자이익과 일회성 이익에 희비하는 사이 세계 주요 은행과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최고 2배까지 벌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은행의 1년 동안의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6%를 기록했다.

총자산 수익률은 수익성을 살펴보는 대표적인 지표로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며, 세계 100대 은행 가운데 미국계 은행은 1.40%, 중국계 은행은 1.34%의 ROA 수준을 보여 국내은행과 2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또한 투자된 자본을 사용하여 이익을 어느 정도 올리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국내은행이 9.71%를 기록한 반면 미국계 은행은 15.70%, 중국계 은행은 19.27%를 기록했다.

여기에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국내은행이 1.55%를 기록할 때 미국의 상업은행들은 3.04% 수준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국내은행의 떨어지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자중심의 수익구조를 탈피해 수수료 수익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새 정부의 경제·금융정책 틀을 마련하고 있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도 “저금리 체제가 일반화되는 국제금융정세와 여건, 환경에서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시스템이 과연 존립이 가능한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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