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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도 ‘4차 산업혁명’ 물결···시스템 구축 총력

유통업계도 ‘4차 산업혁명’ 물결···시스템 구축 총력

등록 2017.06.01 16:57

차재서

  기자

롯데, 인공지능 서비스에 무인 편의점까지 신세계, 자체 개발 ‘S마인드’로 소비자 분석 동원·풀무원, ‘채팅로봇’ 상담 서비스 선봬

롯데백화점 본점에 배치된 쇼핑도우미 ‘엘봇’ 사진=롯데백화점 제공롯데백화점 본점에 배치된 쇼핑도우미 ‘엘봇’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유통업계에도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일면서 IT기술과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장기 불황에서 비롯된 내수 침체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첨단 기술과의 연계를 통한 유통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그룹이 IT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도입을 천명한 가운데 동원그룹과 풀무원 등 식품업체도 인공지능 서비스 구축에 한창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성장이 정체될 조짐을 보이자 각 기업은 수년전부터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해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매개로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결시키는 작업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업계 내에서는 각 업체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유통업 전반에 새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왕성한 행보를 이어가는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지난해말 한국 IBM과 협약을 맺은 뒤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터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 중이다. IT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를 이해함으로써 보다 신뢰도 높은 상품정보와 전문성 있는 조언을 제공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 안에는 서비스의 윤곽이 드러나는 동시에 백화점과 마트 등 사업장을 통한 테스트도 이뤄질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소공동 본점에 로봇 쇼핑도우미 ‘엘봇’을 배치했다. 해당 설비는 말하고 움직이는 기능으로 소비자에게 유명 매장을 추천하고 쇼핑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전달한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한 상담원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며 추후에는 소비자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한다.

여기에 롯데그룹은 지난달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열며 유통채널의 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이 매장은 직원 없이 소비자가 정맥 인증 만으로 출입하고 계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신세계그룹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 시스템 ‘S마인드’를 선보이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선호하는 브랜드를 파악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인기상품과 프로모션 등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특히 신세계의 인공지능 고객분석 시스템은 구글이나 IBM 등 해외기업과의 협업이 아닌 국내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한 모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신세계 측은 향후 데이터가 축적되면 시스템이 더욱 정교해지는 것은 물론 마케팅 적중률을 높여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동원그룹과 풀무원도 인공지능 채팅로봇(챗봇)을 소비자 상담 서비스에 적용하며 변화의 대열에 합류했다.

동원그룹은 동원몰에서 식품 전문 인공지능 챗봇 ‘푸디’에 대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IBM 왓슨’ 기반의 이 서비스는 사용자 질문을 해석해 최적의 답변을 제공한다. 소비자는 결제·배송·교환 등 주문 관련 사항과 적립금·쿠폰 등 회원 서비스에 대해 문의할 수 있다. 올 하반기 안에는 소비자 취향과 구매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까지 추전하는 정식 버전이 공개될 예정이다.

풀무원도 카카오톡 기반의 모바일 고객센터를 오픈하고 24시간 상담에 나섰다. 카카오톡에 접속해 ‘플러스친구’에서 ‘풀무원 고객기쁨센터’를 검색한 뒤 친구 추가 기능을 선택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이 서비스를 통해 배달 제품 주문 내역을 조회·변경하거나 가맹점과 특정 제품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풀무원은 ‘챗봇’ 모바일 고객센터에 ‘풀무원샵’ 주문 조회 변경 메뉴를 추가하는 등 기능을 확대하는 한편 2019년까지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제품과 레시피를 추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만 업계의 대대적인 노력에도 우려의 시선은 존재한다. 이 같은 혁신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망까지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소비자에게 폭넓은 정보를 제공해 추가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도 고민거리로 꼽힌다.

아울러 IT기술 도입으로 근로자가 소외될 수 있다는 것 역시 각 업체가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현재 기본적인 상담에 무게를 둔 인공지능 서비스가 판매와 상품 관리까지 확대된다면 기존에 관련 업무를 맡아보던 직원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업체가 준비 중인 서비스가 안착하면 위축된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각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물론 사람까지 배려하는 형태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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