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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산업은행 차별에 눈물만 흘린다

[르포]‘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산업은행 차별에 눈물만 흘린다

등록 2017.05.18 07:24

수정 2017.05.18 09:49

윤경현

  기자

군산 경제 25% 차지하는 군산조선소 조선소-수주절벽에 7월 1일부터 가동중단2010년 군산뻘 메꾼 기적..7년만에 눈물로산업은행, 자회사 현대상선 통해 대우조선 일감 몰아주기현대상선 발주 공정 경쟁 벗어나 고가에 수주 이사회 배임죄 책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지난 2010년 3월 1조200억원을 투자해 군산 산업단지 181만㎡에 조성됐다. 지역 균등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30만톤급 도크 1개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으로 군산뻘을 메꾼 것이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지난 2010년 3월 1조200억원을 투자해 군산 산업단지 181만㎡에 조성됐다. 지역 균등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30만톤급 도크 1개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으로 군산뻘을 메꾼 것이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시(市)에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군산조선소 해법 찾기에 노력 중입니다. 군산 지역 경제의 약 25%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도맡고 있는 상황에 조선소의 가동중단은 사실상 지역 경제와 직결된 상황이기에 어느 곳보다 절실합니다. 지난 13일 마지막 진수 이후로 사실상 군산조선소는 다음 배를 건조할 수 없습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만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은 절망입니다”

지난 15일 군산시청에서 기자와 만난 한 공무원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도 답답했는지 연신 물로 마시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새 정부로부터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군산조선소 존치를 주장해왔고 조선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최소물량이라도 배정받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골든타임이 끝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달여 이상 시간이 있어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를 유지해 나가기를 바라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책이 아쉬울 뿐입니다”라고 답답해했다.

군산 시민을 포함한 군산조선소 종사자들은 새 정부의 대책만 기다릴 뿐이라고 답답해하는 그에게서 절실함이 느껴졌다. 현재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의 말에 정부의 관심이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새 정부 초기 아직 내부 인선도 확정 지어지지 않은 상황에 지역 경제까지 살피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지역 경제 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군산시청에서 23km 떨어진 곳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있다. 군산조선소 산업도로에는 산업단지답게 큰 중장비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유독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정문을 통과하는 차는 없다. 군산조선소의 실상이다.

조선소 정문은 교대 근로자만 있을 뿐 여느 조선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박용 강판, 업체에서 제작된 선박 탑재부, 다양한 중조립 블록 등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다양한 조립품의 이동이 있어야 하지만 군산조선소는 이동이 없다. 사실상 군산조선소의 시간이 멈췄다.

군산조선소를 지켜본 지 두시간여 어느 차량도 정문을 통과하지 않았다. 다른쪽 출입문은 아예 잠겨있다. 정문 경비 근무자의 교대만 있을 뿐 이렇다 할 통행은 없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경비를 포함한 최소한의 인력만 상주할 뿐 사실상 근로자들이 없다는 방증이다.

군산조선소를 지켜본 지 두시간여 어느 차량도 정문을 통과하지 않았다. 다른쪽 출입문은 아예 잠겨있다. 정문 경비 근무자의 교대만 있을 뿐 이렇다 할 통행은 없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경비를 포함한 최소한의 인력만 상주할 뿐 사실상 근로자들이 없다는 방증이다. 사진=뉴스웨이DB군산조선소를 지켜본 지 두시간여 어느 차량도 정문을 통과하지 않았다. 다른쪽 출입문은 아예 잠겨있다. 정문 경비 근무자의 교대만 있을 뿐 이렇다 할 통행은 없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경비를 포함한 최소한의 인력만 상주할 뿐 사실상 근로자들이 없다는 방증이다. 사진=뉴스웨이DB

어렵게 군산 시내에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협력업체 김영관(가명 56세, 남) 대표와 만났다. 이미 군산을 떠난 협력업체가 많아 관련업 종사자를 소개받기는 더욱 어려웠다. 아니다. 더 이상 조선소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기자와 만나 건낸 첫마디는 산업은행에 대한 서운함이다. 김 대표는 이미 협력업체를 정리한 상황이다. 사실상 일감이 없어 부도처리 된 것이다.

56년 동안 일구어 온 모든 생활이 무너졌다. 단란했던 가정은 옛말이다. 김 대표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로 50여년 이상 어렵게 저축한 통장과 아파트 등 개인재산을 넣었지만 헛수고가 됐다.

그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이야기하는 주된 내용은 현재 상황까지 몰아간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일감 몰아주기다.

김 대표는“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회사인 현대상선이 같은 자회사 대우조선해양에 선박을 발주한 것은 계열사 부정 물량지원 및 일감 몰아주기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며 “산업은행이 국민의 세금으로 기업구조조정 및 미래성장동력 발굴 및 어려운 시장경제 보완과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면 더욱이 대우조선해양에 물량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혈세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이 되는 부분이라며 더욱 심각한 문제다. 현대상선이 대우조선에 저가로 발주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문제가 되는 저가수주 문제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고가는 아니지만 대우조선에 이윤이 남을 수준의 시장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발주했을 것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러한 산업은행의 행태는 국내 조선 빅3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배제된 상황에서 양사가 제출한 금액보다 높은 금액으로 수주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러한 정황은 현대상선 이사회 측에 화살이 돌아간다. 김 대표는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현대상선의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발주할 수 있지만 일방적인 대우조선 발주를 통해 시장 평균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하고 선박을 수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평준화된 선박을 비싼 가격을 주고 발주를 넣은 것으로 현대상선 이사회는 배임죄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일방적인 수주에 대한 서운함은 비단 김 대표만이 아니다. 조선업계 종사한 모든 근로자의 공통된 이야기일 것이다.

군산 시민을 포함한 군산조선소 종사자들은 새 정부의 대책만 기다릴 뿐이라고 답답해하는 그에게서 절실함이 느껴졌다. 현재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의 말에 정부의 관심이 아쉬운 대목이다.(군산시청 앞 군산조선소를 가동시키라는 현수막) 사진=뉴스웨이DB군산 시민을 포함한 군산조선소 종사자들은 새 정부의 대책만 기다릴 뿐이라고 답답해하는 그에게서 절실함이 느껴졌다. 현재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의 말에 정부의 관심이 아쉬운 대목이다.(군산시청 앞 군산조선소를 가동시키라는 현수막) 사진=뉴스웨이DB

납세의 의무를 모두 지킨 국민의 한사람인데 국책은행의 자회사라는 이유로 일감을 받고 현대중공업이라는 이유로 수주절벽에 놓인 회사는 나 몰라라 취급을 하는 정부의 정책에 서운할 뿐이라고 김 대표는 눈물을 보였다.

김 대표는 회사 부도 이후 가족들과 함께 여관에서 월방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몇 가지 정부의 서운함을 나타내고 이내 생업을 위해 대리운전 호출을 받고 쓸쓸히 걸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협력기업 약 90여개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이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게는 군산시 크게는 전라북도의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 지역 경제단체 관계자의 증언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지난 2010년 3월 1조200억원을 투자해 군산 산업단지 181만㎡에 조성됐다. 지역 균등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30만톤급 도크 1개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으로 군산뻘을 메꾼 것이다.

군산조선소는 전북 수출의 8.9%, 제조업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도내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체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이미 오래된 과거다. 오는 7월 1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가동중단에 들어간다.

취재 막바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관계자를 만났다. 그는 연신 이런 상황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30여년 이상 현대중공업만 바라보며 일하다 군산으로 옮긴 그에게 이러한 상황이 미안한 것일까. 한 시간여 답답한 대화만 오갈 뿐이었다. 그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기자에게 “좋은 상황에서 만나야되는데...다음에 꼭 좋은 소식 기대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건네고 헤어졌다.

군산 지역 경제 단체 한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으로 조선업계가 호황이었을 때에는 정부도 은행도 조선사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라며 “글로벌 경기 불황이 수주절벽으로 이어지면서 모두 외면하는 모습이 아쉽다. 비단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새 정부는 불공정성을 지양하고 지역 차별이 없는 형평성 있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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