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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투협회장의 올 하반기 숙제 ‘증권업’

[현장에서]황영기 금투협회장의 올 하반기 숙제 ‘증권업’

등록 2016.07.13 08:35

이승재

  기자

“증권업은 정말 갈 길이 멀다. 산업 자체에 뚜렷한 비전도 없는 것 같고 회사별 편차도 심하다”, “수익률이 떨어짐에도 과거의 위탁영업에 아직까지 의존하고 있으며 규제는 규제대로 여전한 상황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내린 현재 국내 증권업계에 대한 신랄한 평가다.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는 금융투자협회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취임 이후 굵직굵직한 제도 개선을 통해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황영기 회장이 참석한다는 소식에 식당은 기자들로 가득 찼다.

평소 기자와 소통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던 황 회장은 이날 역시 30분이 넘어가는 모두발언을 준비해왔다. 형식적인 인사말로 짧게 끝낼 수 있었던 것을 그는 곳곳에서 음식을 먹는 소리가 들려옴에도 흔들림 없이 이어갔다. 식탁 위 한상 차려진 음식들은 차게 식어갔으며 녹찻물에 놓였던 얼음은 녹아 없어졌다.

업무에 대한 황 회장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모두발언은 박수와 함께 마무리됐다. 본인은 할 말이 더 남았다고 아쉬워했다. 이러한 열정을 매일 같이 ‘노동’으로 받아내고 있을 한 고위 관계자는 “그래도 하반기에는 증권에 힘을 주겠다고 했으니 자산운용 쪽은 좀 쉬엄쉬엄하지 않겠어요?”라며 미소지었다.

이날 황 회장은 자산운용의 경우 이제 업계로 공이 넘어갔다고 했다. 반면 증권업은 협회와 금융위원회가 해야할 것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대대적인 증권 관련 규제 개선에 나설 것을 공언한 셈이다.

황 회장은 농담조로 자본시장의 논리를 들먹이며 증권사가 협회 회비를 많이 내기 때문에 우선에 두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이대로 가다간 증권사가 현재 수준의 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그만큼 업황이 좋지 않다.

우선 황 회장은 증권사들의 법인 지급결제 업무 허용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 힘주어 말했던 부분도 이와 관련된 것이었다. 법인 자금을 증권사 계좌로 이체할 수 없다 보니 기업과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증권사의 법인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해주지 않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업계에 만연한 수수료 인하 경쟁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자본시장연구원에 수수료 경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해달라고 직접 부탁을 했다고 한다. 연구의 결론은 “뚜렷한 변화를 주지 못했다”로 나왔다. 수수료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는 쇠퇴하고 차별적인 서비스로 경쟁하는 체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이밖에 대형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 규제와 인수·합병(M&A) 시장 영향력 확대, 기업공개(IPO) 제도의 간소화 등 그가 나열한 ‘숙제’는 끝이 없었다. 모두발언 이후 식사가 시작됐다.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된 간담회에서 식사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밥 먹을 시간도 아껴가며 기자들에게 증권업계의 개혁에 대해 말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할 일이 많다”였다.

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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