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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올인’ 선택한 조양호 회장

‘경영 올인’ 선택한 조양호 회장

등록 2016.05.05 09:09

정백현

  기자

한진해운 정상화 위해 동계五輪 조직위서 하차경영 어려움 속에서도 2년간 올림픽 준비 매진“육·해·공 운송업 살리면 올림픽도 성공” 판단긍정적 성과 창출한 만큼 각계서 힘 실어줘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웨이DB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웨이DB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640여일 앞둔 상황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직위원장직을 중도 사임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조 회장이 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 해야 할 도리를 다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등 한진그룹 내 현안을 조기에 수습하고자 지난 3일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에서 자진 사임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4년 7월 조직위원장 선임 이후 22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조 회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진해운 살리기’에 총력을 기하고자 사실상 모든 대외활동을 중단했다. 조직위원장 사임 이전에는 지난 1일부터 동행이 예정됐던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경제사절단 합류도 포기하는 등 회사 살리기에만 몰입하고 있다.

조 회장이 제 일처럼 생각했던 동계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운송업이 다시 살아나면 동계올림픽도 자연스럽게 성공한다’는 나름의 판단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림픽이라는 국가적 대사(大事) 준비에 누구보다 노력했다는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 준비의 중심인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조 회장의 역할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이 스스로의 할 도리를 다 한 상황에서 물러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준비 과정에서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은 경기장 건설과 대회 운영을 위한 후원사 유치 등이었다. 국내외에서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부분인 만큼 정치적 논리보다는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대회 유치 직후부터 나왔다.

조 회장은 대회 준비를 위해 국내외 곳곳을 돌며 경기장 건설을 직접 점검했고 수많은 기업과의 후원 계약을 성사하는데 앞장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그동안 항공사 CEO로서 쌓아온 여러 네트워크가 올림픽 준비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조 회장은 그동안 산악 험로 주행이 가능한 레인지로버 승용차를 직접 몰고 서울과 평창을 오가는 강행군을 펼쳤다. 그 결과 공기(工期) 내 완공이 불투명했던 일부 설상 종목 경기장이 무사히 완공돼 지난 2월 테스트 이벤트를 성황리에 치를 수 있었다.

또 국내외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경제단체들을 직접 찾아 설득하며 다양한 업종의 기업으로부터 전폭적 후원을 받았다. 그 결과 대회 운영에 대한 재원 마련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 회장 스스로도 “지난 2년여의 시간은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기간이었고 이제부터는 그 하드웨어 위에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림픽 준비에 대한 자신의 소임은 다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도 국가적 대사 준비에 적지 않은 공로를 세운 만큼 정부가 조 회장을 벼랑으로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한진해운의 정상화를 위해 국내외 해운업계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했고 다양한 창구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으며 본인 스스로도 무보수 경영으로 책임을 다했던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동정론’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림픽 성공을 통한 국가 위신 제고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동맥인 운송업을 살려 경제 부흥에 일조하겠다는 것이 조 회장의 뜻으로 풀이된다”면서 “여러 면에서 현재의 여러 현안이 긍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재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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