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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이제는 ‘그린 바이오’다

[LG의 부활]LG화학, 이제는 ‘그린 바이오’다

등록 2016.04.29 16:35

수정 2016.05.10 08:58

차재서

  기자

‘바이오’ 등에 업고 ‘선진형 화학기업’ 도약‘팜한농’ 공식 출범···“글로벌 탑10 목표” 배터리·수처리 이은 새 먹거리 확보

팜한농 종자사업부 육종연구센터 연구원. 사진=팜한농 제공팜한농 종자사업부 육종연구센터 연구원. 사진=팜한농 제공

LG화학이 신성장 사업으로 떠오르는 ‘그린 바이오’ 부문을 손에 얻으며 ‘선진형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기존 사업인 기초소재와 배터리 부문에 이어 바이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미래 시장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지난 4월 LG화학은 농자재 기업인 동부팜한농의 인수를 마무리짓고 ‘팜한농’으로 사명을 바꿔 새롭게 출범했다. 팜한농은 국내 1위 그린 바이오 기업으로 작물보호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27%), 종자·비료 시장에서 2위(1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도 매출 6238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을 기록하며 사업성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사업을 분야에 따라 ‘화이트·레드·그린’으로 나눈다. 화이트와 레드 바이오는 산업생산과 의학·약학에 생명공학이 응용된 개념이다. 그린 바이오는 가공되지 않은 1차 식품에 바이오 기술을 더해 기능성소재와 식물종자·첨가물 등 고부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작물보호제와 종자 등 농수산업이 이 범주에 속한다.

해당 분야는 최근 환경규제 강화와 고령화 이슈로 소비자의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인류증가와 맞물려 2030년까지 식량 자원 수요가 3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망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 시장규모도 2014년 1000억달러에서 2020년 1400억달러 이상으로 연평균 6%의 성장세가 점쳐진다. 농업부문은 글로벌 경기나 국제유가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LG화학도 이점에 주목해 바이오 부문으로의 사업확장을 꾀했고 고심 끝에 동부팜한농 인수를 성사시키기에 이르렀다.

그간 LG화학을 이끌어온 3대 축은 석유화학제품을 앞세운 기초소재와 정보전자소재, 전기차배터리를 포함하고 있는 전지부문이다. 올 1분기에도 정보전자·전지 부문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기초소재부문이 전체적인 실적을 견인하며 457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5% 늘어난 수치다.

2분기 역시 업황이 유지되면서 모든 부문의 고른 성장이 예상되고는 있지만 석유화학 사업이 국제유가를 비롯한 외부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LG화학이 반드시 풀어야만하는 숙제다. 편광판 등 정보전자소재와 소형전지 사업도 IT 제품의 판매가 둔화되면서 앞으로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앞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올해 사업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기존 사업은 모두 고도화하고 나머지 사업은 미래지향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에너지 솔루션과 무기소재 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중대형 전지부문인 전기차 배터리와 수처리 RO필터 사업에 신경을 기울여왔으며 추후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이번에 농자재 부문까지 추가함으로써 다양한 신성장 사업을 고루 갖추게 됐다.

듀폰과 바스프(BASF)·바이엘을 비롯한 글로벌 거대 화학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농업화학 부문으로 영역을 넓혀왔고 작물보호제·종자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농업화학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이어왔다.

듀폰은 지난 2004년 섬유부문을 매각하고 종자회사를 인수해 가뭄·병해충에 강한 옥수수 등을 선보였다. 연구개발 강화와 인수합병으로 사업을 집중 육성해 매출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바이엘도 소재과학 사업의 분리상장을 추진해 농업과학과 제약을 중심으로 한 생명과학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해 안에는 본격적인 분리상장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내에서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상위 6개사가 바이오부문에서 연평균 15% 정도의 영업이익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LG화학은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바이오 부문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자체 보유한 R&D 역량을 ‘팜한농’에 융합함으로써 선도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중장기적 목표도 세웠다. 농약원제를 만드는 LG생명과학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그 일환으로 LG화학은 ‘팜한농’이라는 브랜드를 유지하는 한편 안정적인 사업 정착을 위해 박진수 부회장이 당분간 대표이사를 겸임키로 했다. 팜한농이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사업에 대한 그룹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LG화학은 기존 임직원의 고용을 승계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자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LG화학이 바이오 사업 추진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향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글로벌 대형 화학사가 관련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과 관련해 세계 석유화학 시장에서 LG화학의 입지도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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