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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걸린 반도체 코리아

비상 걸린 반도체 코리아

등록 2016.04.28 07:09

수정 2016.04.28 07:22

정백현

  기자

수요-공급 반비례 곡선 탓에 1Q 경영실적 빨간불SK하이닉스, 전년比 실적 하락···삼성도 안심 못해밖에선 중화권 맹추격···고부가 제품에 승부 걸어야

지난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대한민국 반도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초부터 우려했던 것처럼 한 해 사이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졌고 안팎의 상황 역시 좋지 않은 탓에 향후 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업계는 사상 최고의 호실적을 뽐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만 12조7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SK하이닉스 역시 창사 이래 최대인 5조33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을 합친 수치는 무려 18조원을 넘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의 영예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언이 등장했다.

글로벌 IT업계의 성장이 사실상 한계에 접어들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되고 있지만 공급량은 여전히 과잉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더해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26일 발표된 SK하이닉스의 경영실적이 대표적 사례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3조6560억원의 매출을 올려 56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각각 24%와 65% 줄어든 수치다. 30%를 넘던 영업이익률도 반토막이 났다.

오는 28일 발표될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1분기 최종 결산실적도 안심할 수준은 못 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10조2700억원의 매출을 올려 2조9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 1분기도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구현이 유력하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 상승률 곡선은 밋밋해질 듯하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의 2014년 1분기 대비 영업이익 상승률은 50.3%였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대 초반에 그칠 경우 상승률은 10% 미만에 그치게 된다.

물론 1분기가 반도체 시장의 전통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실적 하락을 쉽게 봐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내부의 상황이 어두운데 바깥 상황은 더 어둡다. 세계 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중화권 업체들의 맹공이 가장 두려운 존재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현지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1조위안(한화 약 180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공격적 투자 카드를 빼든 상태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를 보유한 대만은 지난해보다 상승세가 꺾였지만 굴기만큼은 여전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고부가 첨단 제품의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꼽고 있다. 기술력에서는 여전히 우리나라 업체들의 수준이 중화권 업체들보다 몇 수 앞서 있는 만큼 우리의 장기를 최대한 발휘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20나노 초반급 D램의 양산을 본격화하고 10나노급 D램과 10나노급 2세대 3D 낸드플래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본원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더불어 제품 포트폴리오 운용에 탄력을 줘 수익성개선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전략을 꺼냈다.

삼성전자 역시 20나노 D램의 공정 비중을 키우고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10나노급 D램 등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용량 SSD와 3세대 V낸드 등 낸드플래시 제품의 비중도 높이고 시스템LSI 반도체 역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우리가 앞서갈 수 있는 무기는 고부가 첨단 제품이 유일하다”며 “앞으로의 시장 상황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고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유연화를 통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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