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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vs박정원···경영스타일은 판박이, 성격은 정반대

박용만vs박정원···경영스타일은 판박이, 성격은 정반대

등록 2016.03.29 16:46

수정 2016.03.31 09:44

강길홍

  기자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박용만 회장은둔형 CEO로 불리는 박정원 회장취임식서 기자들 피해 후문 이용해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왼쪽)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뉴스웨이DB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왼쪽)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뉴스웨이DB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그룹 총수에서 물러나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새로운 총수로 올라섰다. 두산그룹의 오너 4세 시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두 사람의 닮은점과 차이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 28일 그룹 총수 이취임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오너 4세 가운데 처음으로 박정원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등극했다. 박정원 회장이 박용만 회장과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쏠린다.

박용만 회장과 박정원 회장은 삼촌과 조카 사이지만 나이차는 6살에 불과하다. 두 사람 모두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 후 보스턴대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두 사람의 경영스타일이 닮은 점이 쉽게 눈에 띄는 이유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공격적인 경영 행보다. 박용만 회장은 잘 알려져 있듯이 ‘M&A라는 귀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하며 경공업 중심의 두산그룹을 중공업 중심으로 변화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박정원 회장도 M&A를 통해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국내 업체인 퓨얼셀파워와 미국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해 2년 만에 수주액 659%, 매출액 221%를 끌어올렸다.

박정원 회장은 취임식에서 “현장에서는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재 육성도 두사람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박용만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3년 신년 행사에서 하루 동안 5000여명의 직원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임원이 아닌 일반 사원과 종종 번개 모임을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 신입사원 최종 면접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인재 발굴과 육성을 중요시 한다. 두산베어스 구단주이기도 한 박정원 회장은 유명선수를 데려오기 보다는 실력 있는 무명선수를 발굴해 육성하는 ‘화수분야구’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박용만 회장과 박정원 회장 모두 야구광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박용만 회장은 보스턴 유학시절부터 보스턴레드삭스의 경기장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박정원 회장은 어려서부터 동대문운동장에서 직접 관람하면서 야구에 빠져들었고 대학 시절에는 야구 동아리에서 2루수를 맡아 활동했다.

두사람은 두산베어스의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마다 잠실구장을 직접 찾아가 관람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야구장을 방문한 두사람의 모습에서 극명한 차이점이 발견된다.

박용만 회장은 야구장에서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보이는 모습이라면 박정원 회장은 무표정한 얼굴로 카메라를 외면하는 모습이다.

박용만 회장이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박정원 회장은 그 반대인 것이다.

실제로 박용만 회장은 재벌 회장으로는 드물게 TV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직접 설명한 바 있다.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뱉어내기도 한다.

두산의 가업과도 같은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적극적인 대외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기자들과 만나도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면 박정원 회장은 ‘은둔형 경영자’로 불릴 만큼 꼭 필요한 순간에만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에서도 박정원 회장의 이같은 성격이 드러났다. 이날 행사는 비공식으로 진행됐지만 두산연강원 정문에는 적지 않은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두산의 첫 4세 총수라는 상징성때문이다. 하지만 박정원 회장의 차는 기자들을 피해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빠져나갔다.

재계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었다면 차에 오르기 전에 기자들에게 간단한 소감이라도 말했을 것”이라며 “박정원 회장이 앞으로 그룹을 이끌면서 적극으로 소통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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