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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갈라선 한진家 형제, 각자 갈 길 간다

완전히 갈라선 한진家 형제, 각자 갈 길 간다

등록 2016.02.02 16:38

수정 2016.02.04 14:58

정백현

  기자

조남호 한진重 회장,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 전량 처분창업주 정석 타계 후 10년간 오너 2세 형제 갈등 빈번과거 갈등 앙금 접고 각 영역서 발전된 모습 보여줘야

고 정석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왼쪽 세 번째)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왼쪽 다섯 번째)이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국공항 등 그동안 보유하고 있었던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지난 1일 모두 처분하면서 한진가 형제 간의 지분 보유 관계가 모두 끊기게 됐다. 사진은 지난 1998년 컨테이너선 한진 오슬로호를 배경으로 한진가(家) 오너 부자가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사진 왼쪽부터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정석 조중훈 창업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사진=뉴스웨이DB고 정석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왼쪽 세 번째)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왼쪽 다섯 번째)이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국공항 등 그동안 보유하고 있었던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지난 1일 모두 처분하면서 한진가 형제 간의 지분 보유 관계가 모두 끊기게 됐다. 사진은 지난 1998년 컨테이너선 한진 오슬로호를 배경으로 한진가(家) 오너 부자가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사진 왼쪽부터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정석 조중훈 창업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사진=뉴스웨이DB

고 정석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아들들이 그동안 얽혀있던 지분 관계를 모두 청산하고 완전히 갈라서면서 각자의 갈 길을 가게 됐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석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한진칼 1만5219주, 대한항공 3만1496주, 한국공항 70주 등 그동안 보유하고 있었던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지난 1일 모두 장내매도했다. 이 지분의 가치는 약 10억5051만원에 이른다.

이로써 한진그룹과 한진중공업그룹은 지난 2005년 상호 계열 분리 이후 11년 만에 지분 보유 관계가 완전히 끊기게 됐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그룹은 이미 지난 2014년 11월 한진중공업홀딩스와 한진중공업 주식 등 총 1만4109주를 전량 처분해 관계를 먼저 정리했다.

서울 토착지주였던 선친의 4남 4녀 중 둘째로 태어난 정석은 형제들과 사이가 꽤 좋았다. 그러나 정석의 자녀들은 아버지대의 형제와 달리 사이가 썩 좋지 못했다.

정석은 장녀 조현숙 씨와 장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삼남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2006년 별세), 사남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등 5명의 자녀를 뒀다. 조현숙 씨는 그룹 일부 계열사의 고문을 맡았지만 일선에는 나서지 않았다.

정석의 유지대로 한진그룹은 네 갈래로 갈렸다. 조양호 회장은 항공·육상물류업, 조남호 회장은 조선·건설업, 조수호 회장은 해운업, 조정호 회장은 금융업을 나눠 갖게 됐다. 조양호 회장은 조수호 전 회장과 사이가 좋았고 조남호 회장은 조정호 회장과 가깝게 지냈다.

한진가(家) 2세들의 사이가 틀어진 것은 2002년 정석이 세상을 떠난 이후다. 지난 2005년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 측이 맏형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한진그룹의 당시 지주사 역할을 했던 정석기업의 주식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 첫 분쟁이다.

이 분쟁은 2006년 10월 법원의 강제 조정으로 일단락됐다. 정석의 동생인 조중건 전 부회장과 김성배 당시 한진관광 고문의 보유 주식의 일부를 조남호-조정호 형제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것으로 분쟁이 끝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싸움은 계속 됐다. 갈등 관계의 핵심은 조양호 회장과 조남호 회장이었다. 두 형제는 기내 면세품 수입 문제나 정석 기념사업 문제, 부동산 명의 문제 등 다양한 사유로 갈등을 키웠다. 모든 분쟁은 2012년 끝났고 서로의 지분 관계도 다 청산됐다.

결국 한진가는 세 갈래로 나뉘었다. 조수호 전 회장의 부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했던 한진해운은 자금난을 겪다가 2년 전 한진그룹으로 편입됐고 한진중공업과 메리츠금융그룹은 한진그룹과 남남관계가 됐다. 갈등의 요소가 사라졌지만 형제 간 감정의 골은 여전히 깊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제 한진가 3형제가 사업이나 지분 등 서로의 이해관계에서 맞닿는 부분이 없어진 만큼 이제부터는 갈등 없이 각자의 사업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한진가가 지리멸렬한 형제 갈등의 굴레를 벗고 각자의 영역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형제 간 갈등의 깊이 여전히 깊지만 과거를 잊고 후대를 위해 새로운 화합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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