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같은 과제를 맡아야 할 현직 정치인들의 행보는 상당히 실망스런 수준이다. 추모 분위기 속에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 외에 다른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YS 서거 소식이 알려진 직후 ‘상도동계’로 알려진 여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곧바로 달려와 닷새 동안의 조문 기간 동안 꾸준히 빈소를 지켰다. 이들은 ‘아들’, ‘대부’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애써 고인과의 과거 인연을 강조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문민정부 시절 YS의 업적이 IMF 때문에 다 묻혀버렸기 때문에 이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야당 지도부 역시 ‘정치적 효도’를 강조하며 다음 달 내놓을 창당 60년사에 YS를 재평가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큰 정치적 ‘자산’을 가진 이가 세상을 떠났는데 저마다 스스로 만든 족보를 들고 찾아와 유산 상속을 염두에 두고 상주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차기 총선이 5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YS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PK 지역이 이번 선거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야말로 ‘속 보이는’ 행태다.
YS에 대한 국민적 추모 열기가 예상보다 큰 이유를 그들은 모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적 정치 불신은 그 뿌리가 점점 더 깊어지는데 정작 정치를 하는 이들만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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