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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세일데이’ 첫날, 찻잔 속 태풍···현대百 ‘H쇼핑데이’만 반짝

[르포]‘K-세일데이’ 첫날, 찻잔 속 태풍···현대百 ‘H쇼핑데이’만 반짝

등록 2015.11.23 19:00

황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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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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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원

  기자

20일 전국 백화점·대형마트 등서 유통업계 일제히 할인행사 시작소비 촉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시작됐지만 첫날 빈손 행렬 이어져내수경제 회복하겠다는 정부 기대감 크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쌀쌀한 바람이 부는 20일 오후 서울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늘 그랬듯이 고요할 만큼 한산하지도,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하지도 않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20일은 정부와 유통업계가 제2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로 준비한 ‘K-세일데이’가 시작되는 날이다. 행사는 연말 세일행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 촉진을 통한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준비됐다. 70개가 넘는 유통업체가 참여했으며 할인율도 최대 90%에 이르는 등 블랙프라이데이를 넘어섰다.

그렇지만 정부와 유통업계가 이렇게 공들여 준비한 행사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상황을 연출했다. K-세일데이 첫날은 말 그대로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

사진=문혜원 기자사진=문혜원 기자


◇손님 있어도 빈손···체감 할인율 높지 않아=본지 기자들이 먼저 찾은 곳은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다. 이곳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를 방문했을 당시 안팎으로는 다소 한산한 상태였다.

오후 4시께 백화점 안은 차분한 분위기였고 고객들도 빈손이 많았다. 곳곳에 K-세일데이를 알리는 현수막과 스티커 등이 있었지만 크게 눈의 띄지 않았다. 특히 일부 직원들과 고객들은 K-세일데이가 시작되지 않은 것과 같이 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조금 나은 형편이었다. 지하 1층 이벤트홀을 K-세일존로 만들고 팻말도 세워두는 등 상대적으로 더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다만 체감 할인율과 관련해서는 K-세일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백화점을 방문한 한 고객은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준비한 행사라고 들었는데 블프 때보다 더 할인되거나 품목이 많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표현이 딱 맞아 들어가는 셈이다.

이런 모습은 다른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타임스퀘어 방문 전 찾은 신세계 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건물을 장악하고 있었고 K-세일데이를 맞아 백화점을 방문했다는 한국인은 좀 처럼 찾기 어려웠다.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보다 한국인이 더 많은 서울역과 고속터미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고 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AK플라자 원주점을 찾은 한 고객은 “그동안 백화점에서 블프와 같은 세일행사가 다수 열려 오늘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세일행사라는 생각이 든다. 품목이 다양하지 않아 구입할지는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사진=정혜인 기자사진=정혜인 기자


◇현대백화점 첫 출장행사, 절반의 성공=찻잔 속 태풍 중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인 것은 현대백화점이 K-세일데이의 일환으로 준비한 ‘H쇼핑데이’다. 이는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이어지는 현대백화점 최초의 출장 할인행사로 이날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18일 시작해 이날로 3일차에 접어든 코엑스에는 저렴한 행사 상품을 살펴보기 위한 고객들이 1층 에스컬레이터부터 3층 행사장까지 줄지어 들어서고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찾은 곳은 의류 매장이었다. 균일가 행사와 70%의 높은 할인을 적용한 상품들이 눈길을 끌었으며 신상품도 할인 판매 목록에 한정 수량으로 올라와 인기를 더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행사 시작 후 지난 이틀간 고객들이 몰리면서 초기 350억원의 물량에 100억원의 물량을 추가 투입하기도 했다. 여성 캐주얼 브랜드 매장 관계자는 “행사 첫날 고객이 가장 많았고 오늘은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점차 고객이 늘고 있다. 주말에는 더 많은 고객들이 찾아와 매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상품군은 많았지만 다양한 브랜드를 접하기는 어려워 살만한 상품이 많다는 인상은 부족했다. 아웃도어 다운 재킷을 구입하러 왔다는 30대 여성 고객은 “전체 의류 브랜드는 많지만 아웃도어 브랜드는 적어 볼 만한 상품이 없다”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50대 여성 고객 역시 “제품 수는 많아 보이지만 정작 살 만한 물건이 없어 아쉽다”고 밝혔다.

사진=문혜원 기자사진=문혜원 기자


◇첫날 모습 이어진다면 내수경제 회복 불가능=K-세일데이는 다음 달 15일까지 26일간 이어진다. 정부와 유통산업연합회는 이 기간 동안 백화점, 온라인쇼핑 등 총 92개 업체와 200개 전통시장 등이 참여하는 만큼 상당한 효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가 경기회복 불씨를 살렸다면 이번 K-세일데이를 통해 이 효과를 확실히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그렇지만 이날 현장에서 보였던 모습이 이어진다면 이는 불가능한 기대가 된다. 실제로 K-세일데이가 시작되기 전 일각에서는 K-세일데이에 대해 정부와 다른 입장을 보이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단기 이벤트성 행사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경제가 개별소비세 인하와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잠시 회복될 수는 있으나 K-세일데이 등을 잇따라 여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할인행사가 이어지면 세일이 상시적이고 당연한 행사가 돼 소비자들의 체감도도 떨어질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대적인 할인행사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겠지만 할인행사가 주기적으로 이어진다면 할인행사가 있어야 소비자들의 발길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정혜인 기자 hij@
문혜원 기자 haewoni8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뉴스웨이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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