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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동양시멘트 놓친 유진그룹, ㈜동양으로 한풀이?

면세점·동양시멘트 놓친 유진그룹, ㈜동양으로 한풀이?

등록 2015.09.04 17:17

차재서

  기자

계열사동원 지분 5.67% 취득최대주주로 등극···인수 가능성도 제기

면세점·동양시멘트 놓친 유진그룹, ㈜동양으로 한풀이? 기사의 사진


유진그룹이 최근 ㈜동양의 지분을 매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내 면세점 사업과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유진그룹이 ㈜동양을 통해 신성장 사업 확보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유진그룹은 공시를 통해 모회사인 유진기업과 금융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이 법정관리 중인 ㈜동양 지분 5.67%(각 4.06, 1.62%), 1345만5646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주당 2661원~2881원으로 매입가격은 총 35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유진그룹은 단숨에 ㈜동양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현재까지 지분 5% 이상을 갖고 있는 기업은 유진그룹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전까지는 887만1213주(3.77%)를 보유한 동양레저가 최대주주였다.

이번 지분 매수에 대해 유진그룹 측은 ‘단순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최근 동양시멘트 매각으로 ㈜동양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주가개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경영권에 대해서도 ㈜동양의 경영권이 법원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참여가 어렵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유진그룹이 ㈜동양의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투자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최대주주에 오를 정도로 많은 지분을 사들이는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유진그룹에서도 “주가수준에 따라 추가매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지분 확보를 예고한 바 있다.

유진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시내 면세점 입찰과 동양시멘트 인수전 실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A의 귀재’로 정평이 나 있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신사업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고 올해도 총력을 기울였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게다가 주요 사업인 레미콘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삼표가 동양시멘트 인수에 성공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표가 시멘트와 레미콘 사업의 시너지에 힘입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다면 유진을 비롯한 레미콘 업체에 단가 하락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업계에서는 유진이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삼표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후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유진은 동양시멘트를 얻지 못한 대신 ㈜동양으로 눈을 돌림으로써 레미콘 시장에서의 우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3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동양은 상당수의 레미콘 공장을 매각했지만 여전히 전국 각지에 생산설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에는 건재 사업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44.79%인 939억50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올해 레미콘 부문 매출도 16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동양은 건재 외에도 섬유와 산업용 송풍기, 건설플랜트 등 사업을 갖고 있다. 때문에 신사업을 찾고 있는 유진에게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인 셈이다.

이와 함께 ㈜동양은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조기졸업이 임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채무금액 약 7100억원 중 지난해 동양매직과 동양파워 등을 매각해 4100억원을 변제했고 이달 삼표컨소시엄으로부터 동양시멘트 인수대금 7900억원을 받으면 잔금 3000억원 갚으면서 졸업요건을 갖추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에서 ㈜동양이 법정관리에서 벗어날 경우 유진그룹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레저는 유진보다 지분율이 낮고 ㈜동양의 경우 잔금을 변제하고도 수천억원대 현금을 보유하게 되기 떄문에 법원이 굳이 인수자를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동양의 법정관리 졸업 시기와 함께 유진그룹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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