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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편집, ‘무한도전’에 배워라

[포커스] 착한편집, ‘무한도전’에 배워라

등록 2015.08.29 08:00

이이슬

  기자

‘악마의 편집’ 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출연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연출자의 의도에 의해 행해진 자극적 결과물에 따라 프로그램의 내용이 다르게 비춰지는 것을 말한다. 현재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이 '악마의 편집' 논란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편집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정말 중요하다. 센스 있는 편집은 지루한 촬영분량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고, 지루한 편집은 원본의 재미를 반감시키기도 한다.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다소 자극적인 디스(Diss)전에 난무하기에 악마의 편집이 속속 등장한다. 그러한 편집은 서바이벌과 공연의 묘미를 살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적재적소의 악마의 편집은 시청률에 불을 지피는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들은 이 유혹에 자유로울 수 없다.

 착한편집, ‘무한도전’에 배워라 기사의 사진


국민 예능이라는 수식어를 가질 만큼 인기리에 방송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다르다. ‘착한 편집’이라는 호평을 이끌며 ‘편집 없이도 재밌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지난 13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는 가수 박진영, 아이유, 자이언티, 빅뱅 태양 지드레곤, 윤상 등이 참여한 가운데 화려한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열린 '무한도전 가요제'의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관객들이 장사진을 이루었고, 화려하고 성대한 공연을 즐겼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무한도전 가요제’는 등치를 더 키웠다. 2007년 처음으로 가요제를 시작한 ‘무한도전’은 회를 거듭할수록 음악의 완성도나 진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을 이끌었다.

 착한편집, ‘무한도전’에 배워라 기사의 사진


이날 유재석-박진영의 댄싱 개놈은 ‘아임 쏘 섹시’를, 하하-자이언티 으뜨거따시는 ‘스폰서’, 정준하-윤상 상주나는 ‘마이 라이프’, 빅뱅 태양 지드레곤-광희의 황태지는 ‘맙소사’, 박명수-아이유의 이유갓지않은이유는 ‘레옹’을 각각 열창했다.

무대들이 각각 공개되고 팬들 사이에서는 음원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며 ‘무한도전’을 본방사수하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당일 현장을 찾은 팬들은 방송을 통해 시청하는 시청자의 재미를 위해 스포일러를 자제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의 재미를 팬들 스스로가 지킨 것.

22일 ‘무한도전 가요제’가 안방에 공개되었다. 방송 직후 엄청난 파급효과와 시청률이 예상되는 ‘무한도전 가요제’는 2회 분으로 나뉘어 전파를 탈 것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을 연출하는 김태호 PD는 달랐다.

김태호 PD는 1회 분량에 여섯팀 모든 무대를 방송했다. 특히 이날 예고되었던 스페셜 무대 역시 고스란히 담겼다. 시청률은 치솟았고,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공연을 여러 회로 나누어 방송할 경우 현장의 열기를 느끼기 힘들고, 공연을 즐길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공연을 그대로 즐기기에 무리가 있는 것.

음원 출시 사정 등 다양한 속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방송 직후 시청자들을 배려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착한편집, ‘무한도전’에 배워라 기사의 사진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가요제에 거는 기대와 부담은 상당했다.

‘무한도전’ 관계자는 뉴스웨이에 “당시 ‘무한도전 가요제’가 끝난 후 여섯팀의 무대를 모두 재녹화 했다”며 “그 만큼 연출진이 공을 들였다. 지난 가요제 당시에는 유재석을 비롯한 일부 몇 팀만 재녹화를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전 팀이 재녹화를 해 본방송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는 현장에 미처 오지 못하고 안방에서 ‘무한도전 가요제’를 즐길 시청자를 위한 배려였다”고 귀띰했다.

이러한 김태호 PD의 친절한 연출은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다.

2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2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전국기준 21.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방송분이 기록한 15.2%에 비해 무려 5.9%P 상승한 수치다.

 착한편집, ‘무한도전’에 배워라 기사의 사진


좀처럼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이 20%대 시청률을 넘기 힘든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기염을 토했다고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의 착한편집 덕에 현장감 있는 공연을 즐겼다. 현장에 있지 않았지만, 당시 감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것. 이는 곧 음원차트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물론 ‘무한도전 가요제’의 음원 석권은 기획 단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그렇지만 방송을 통해 만족할만한 공연을 즐긴 시청자들은 음원을 찾았을 터. ‘무한도전’의 음원 차트 점령에 김태호 PD가 힘을 보탠 셈이다.

'삐'소리와 서로를 향한 비난, 다음 방송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기는 악마의 편집 없이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의 자리를 지켰다고 볼 수 있다.

'무한도전'이 한국 예능시장에 착한 편집의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라본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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