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衆知 좁혀지는 금호산업 매각가, 7000억원대 중반 유력한 이유

衆知 좁혀지는 금호산업 매각가, 7000억원대 중반 유력한 이유

등록 2015.08.28 17:59

정백현

  기자

한 발 물러선 미래에셋 “8700억원 달라”···채권단 다수 동의 구하기 힘들어7000억원대 중반서 매각價 의견 대세 이룬 듯···박 회장 측에 상대적 유리경영권 프리미엄 최적 수준, 20~25% 꼽혀···거액 부를수록 채권단에 손해

금호산업의 매각 가격을 놓고 금호산업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채권금융사 내부에서 갖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당초 거론됐던 9000억원 이상의 거액 제안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지난 27일 채권금융사 긴급회의를 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제안한 매각 가격에 대한 수긍 여부를 결정하고 채권금융단의 중지(衆志)를 모으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산업은행 측은 “금호산업 지분을 1주당 4만5485원(총액 7935억원)의 가격에 팔자는 의견이 가장 많은 동의를 얻었다”면서도 “금호산업의 연내 매각을 위해 박 회장의 제안액보다 조금 높은 가격을 제안해 협상을 조속히 끝내자는 의견도 대등하게 맞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기관 등의 의견을 타진해 다수결 방식으로 최종 협상안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종 협상안 마련 시점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점을 볼 때 채권금융사 간의 협상은 9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미 지난 21일 금호산업 지분 50%+1주의 매각 가격으로 1주당 3만7560원(총액 6503억원)을 채권금융사 측에 제안한 바 있다.

채권금융사 중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은 당초 1조218억원의 거액을 불렀지만 안팎에서 ‘과잉 프리미엄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미래에셋이 27일 회의에서 약 8700억원 수준의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의 의견은 다수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의결권자인 산업은행은 명확한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다. 다만 박 회장의 제안 가격과 무리한 수준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계약을 속히 성사시키자는 대세는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호산업 매각 가격에 대한 최종 협상 가이드라인은 박 회장이 제안한 6503억원에서 최대 8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호산업 매각 가격으로 7000억원대 중반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는 박 회장이 제안한 금액보다 1000억원가량 더 비싸지만 채권금융사 다수의 의견과도 비슷하게 부합하는 의견이다.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산정한 채권단 보유 금호산업 지분(57.5%)의 단순 지분가치는 약 6060억원(1주당 3만1000원)이다. 다만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지분율 50%+1주(1732만주)만 매입하면 되기 때문에 5369억원이 최소 지분가치 금액이 된다.

변수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수준으로 단순 지분가치 대비 20~25% 정도가 더 붙는 것이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의 지분 가치가 연초에 비해 많이 떨어진 탓이다.

7000억원대 중반 수준에서 매각 협상이 이뤄질 경우 금호산업 지분 매각 작업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박 회장 입장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는 가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급한 것은 채권금융사다. 금융사들이 각자의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거액을 부를 경우 되레 협상은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 만약 협상 가격이 8000억원대 이상 수준에서 정해질 경우 금호산업의 매각은 표류할 수 있다. 박 회장이 포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협상이 표류될 경우 채권단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금호산업의 최근 지분가치는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1주당 3만1000원)보다 더 떨어져 있다. 28일 오전 11시 현재 1주당 1만7100원 선에서 금호산업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토막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공개 매각에서도 흥행에 실패해 수의계약으로 계약 과정이 바뀐 금호산업 매각 작업이 또 다시 공개 매각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흥행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채권단은 지분 소유를 통해 얻는 손해만 더 커지는 셈이 된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이같은 위기가 감지됐고 결국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금호산업 매각을 마무리하기 위해 적당한 선에서 매각 작업을 끝내자는 의견이 대세를 형성한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도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잃는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지분 가치가 더 떨어지는 만큼 박 회장의 제안 금액과 비슷한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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