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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버틴 與원내사령탑, ‘법·원칙·정의’ 남기고 떠났다

13일 버틴 與원내사령탑, ‘법·원칙·정의’ 남기고 떠났다

등록 2015.07.08 14:49

수정 2015.07.08 14:50

이창희

  기자

‘157일만의 사퇴’ 유승민 “가치 지키고 싶었다”임기 중 합리적 성향·원만한 對野관계 ‘호평’“정치적 재도약 발판 될 것” 희망적 전망도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뉴스웨이DB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뉴스웨이DB


청와대와 당내 친박계의 엄청난 공세에도 버티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결국 스스로 직을 내려놨다. 지난 2월 취임이래 157일 만이다. 그는 그간 사퇴 압박에 굴하지 않았던 배경에 대해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의원회관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머물던 유 원내대표는 이날 당 긴급의원총회에서 자신에 대한 사퇴권고안이 박수로 추인된 소식을 전해 듣고 곧바로 정론관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 원내대표는 먼저 국민들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크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열린 가슴으로 숭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라는 신념 하나로 저는 정치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지난 5월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한 것에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여권 내의 사퇴압력 등을 거치는 동안 자신만의 가치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직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원내대표는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4월 국회 연설에서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며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월 새누리당 원내사령탑 자리에 오른 유 원내대표는 ‘탈박(脫朴)’으로 분류되며 합리적 성향을 가진 리더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의 공약 기조인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고,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소신을 바탕으로 야당과의 협상에서도 대체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지난 4월 국회에서의 연설은 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당내외로부터의 신망이 두텁다 보니 이번 원내대표 사퇴 과정 역시 그의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 원내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여당 내 한 의원은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긴 했지만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여당에서도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전면에 나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야당과의 협상과정에서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내주기만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무능’을 꼬집기도 했다. 특히 당내 친박계에 의해 당청 갈등의 ‘원흉’으로 지목됐고,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 것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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