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 금요일

  • 서울 12℃

  • 인천 11℃

  • 백령 10℃

  • 춘천 9℃

  • 강릉 17℃

  • 청주 11℃

  • 수원 11℃

  • 안동 10℃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0℃

  • 전주 10℃

  • 광주 9℃

  • 목포 11℃

  • 여수 13℃

  • 대구 13℃

  • 울산 14℃

  • 창원 13℃

  • 부산 13℃

  • 제주 13℃

두산그룹, 4세 경영 승계 첩첩산중

두산그룹, 4세 경영 승계 첩첩산중

등록 2015.06.22 18:18

수정 2015.06.23 13:31

강길홍

  기자

박용만 회장 곧 등기임원 임기만료장자 박정원 회장 승계 유력하지만두산건설 실적부진에 능력입증 부족‘중앙대 비리’ 여파도 승계에 걸림돌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왼쪽)과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사진=뉴스웨이DB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왼쪽)과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사진=뉴스웨이DB



두산그룹이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 4세 경영의 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4세들이 경영하는 주력사들의 실적부진과 ‘중앙대 비리’ 여파 등으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박승직 창업주로부터 시작돼 박두병 초대회장을 거쳐 박용곤 명예회장의 총수에 오르면서 3세 경영 시대를 맞았다. 이후 고 박용오 성지건설 회장, 박용성 전 회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박용만 회장으로 총수자리가 이어지면서 형제경영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3세들의 형제경영 전통은 불미스러운 일로 시작됐다. 박용곤 명예회장은 총수로 취임한 직후 낙동강 페놀 사태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총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후 전문경영인을 거쳐 박용오 회장이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총수 자리를 지켰다.

박용오 회장은 지난 2005년 명예회장으로 밀려나고 박용성 회장이 취임하면서 ‘형제의 난’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박용오, 박용성, 박용만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동반 퇴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박용현 이사장이 총수에 오르게 된다.

박용현 회장은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그룹을 추스르면서 정상적으로 3년의 회장 임기를 마무리했고 동생인 박용만 회장이 자연스럽게 그룹 총수직을 이어받았다. 박용만 회장은 2010년 임기 3년의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데 이어 2013년 연임되면서 현재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박용만 회장의 총수에 올라 3년을 채운 만큼 올해 주주총회에서 장조카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에게 총수자리를 넘겨줄 것으로 예상했었다. 박용만 회장이 지난 2013년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하면서 대외활동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예측에 무게를 더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그룹이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설만한 성과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두산그룹의 지분승계는 사실상 마무리 됐다는 평가다. 지난 3월31일 기준으로 두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두산에 대한 3세들의 지분율 합계가 약 12%인 반면 4세들의 지분합계는 약 30%에 달한다.

또한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6.29%의 지분을 보유한 개인최대주주다. 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두산 사장(3.6%)도 아버지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용현 이사장의 장남인 박태원 두산건설 사장의 지분도 2.64%에 달하며,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도 1.92%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로만 보면 4세들이 경영전면에 나서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형제경영 전통을 이어가는 두산그룹은 오너 4세 시대에는 사촌경영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 30명 이상이 가문의 구성원들이 ㈜두산에 대한 지분을 나눠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경영이 유지되지 않으면 10여년전에 발생한 ‘형제의 난’ 사건을 다시 겪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두산그룹의 총수는 4세 가운데 장남들인 박정원-박진원-박태원-박서원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원 회장이 첫 번재 스타트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두산건설의 실적부진이 총수로 오르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두산건설의 실적부진은 그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박진원 사장은 ㈜두산의 산업차량BG 부문을 뛰어난 경영성과를 보여줬지만 현재 개인적인 일로 두문분출하고 있다. 아버지인 박용성 전 회장마저도 중앙대 비리 사건에 휘말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그에게 힘이 돼주지 못하고 있다. 박서원 부사장은 독자 영역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30대 중반에 불과하다.

결국 두산그룹은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박용만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일 수박에 없다. 어차피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시간도 있다. 남은 시간 박정원 회장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3세에서 4세로의 지분이양이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경영권 승계가 이뤄져도 이상할게 없다”며 “다만 4세들이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보다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