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5℃

  • 인천 6℃

  • 백령 6℃

  • 춘천 5℃

  • 강릉 8℃

  • 청주 6℃

  • 수원 5℃

  • 안동 3℃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6℃

  • 전주 6℃

  • 광주 7℃

  • 목포 8℃

  • 여수 9℃

  • 대구 6℃

  • 울산 7℃

  • 창원 7℃

  • 부산 9℃

  • 제주 7℃

정몽진 KCC 회장, 韓 ‘워렌버핏’ 꿈꾼다

정몽진 KCC 회장, 韓 ‘워렌버핏’ 꿈꾼다

등록 2015.06.16 07:38

수정 2015.06.16 08:39

강길홍

  기자

버크셔 해서웨이 뺨치는 ‘KCC 자산운용’삼성물산 자사주 매입의 결과는?

정몽진 KCC 회장, 韓 ‘워렌버핏’ 꿈꾼다 기사의 사진

정몽진 KCC 회장이 삼성물산 자사주 매입으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연인은 주식 투자 성공으로 투자귀재로 불렸던 정 회장이 이번 투자를 성공하게 되면 ‘한국의 워렌버핏’이라는 칭호도 어색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다른 법인의 주식 취득 금액이 가장 큰 사례는 KCC의 삼성물산 자사주 매입인 것으로 나타났다.

KCC는 지난 10일 삼성물산 자사주 전량(5.76%)을 6743억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으로 제일모직과의 합병 추진에 난항을 겪는 삼성물산의 백기사로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정몽진 회장이 단순히 삼성家를 돕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아니다. 정 회장은 앞서 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지분을 매입해 삼성가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에버랜드가 금융지주사 규제로 인해 처분해야 하는 지분을 매입한 것이다.

삼성그룹의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불렸던 에버랜드 지분을 삼성가 입장에서는 함부로 매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정 회장이 삼성가에 도움을 구원의 손길을 내민 셈이지만 정 회장에게 더 큰 보답으로 돌아왔다.

KCC는 2011년 12월에 7739억원을 투입해 삼성카드가 보유하던 에버랜드 지분 17%를 매입했고 에버랜드가 상장할 때 일부 지분을 매각해 약 1241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현재 남아 있는 주식도 삼성물산과의 합병 이슈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평가 차익이 2조원에 가까운 상황이다.

KCC의 주식 투자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만도에 투자하면서부터다. KCC는 지난 2008년 1월 한라그룹의 만도를 되찾기 위해 결성한 한라건설컨소시엄 267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두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3년 만에 5140억원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또한 KCC는 2003년 매입했던 현대차 지분의 일부를 2011년 11월 2397억원에 매각해 56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이 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하는 데 활용됐다.

KCC가 한국의 버크셔 해서웨이로 불리는 이유다. 원래 섬유회사였던 버크셔 해서웨이는 워렌버핏 회장이 인수한 이후 투자전문회사로 탈바꿈했다.

KCC도 건자재 업계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식 투자에 적극 참여하면서 ‘KCC 자산운용’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버크셔 해서웨이에 워렌 버핏 회장이 있다면 KCC에는 정몽진 회장이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막내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돌아온 정 회장은 워렌 버핏 회장이 강조하는 가치투자에 뛰어난 식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CC는 주로 범현대에 속한 기업에 투자하거나 본업인 건자재·도료와 관계 있는 기업들에 대한 장기간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KCC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식은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산업개발, 현대종합상사, 한라, 제일모직 등이다.

이제 KCC의 보유주식 목록에는 삼성물산이 추가됐다. 정 회장이 이번 투자로 또한번의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CC는 기존 제일모직 지분(10.19%)과 새로 인수한 삼성물산 지분(5.76%)을 합쳐 합병법인의 지분 8.89%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예상되로 진행된다면 총 1조1752억원을 투자한 KCC가 최대 4조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그룹이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에 나설 경우 KCC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