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 서울 15℃

  • 인천 16℃

  • 백령 13℃

  • 춘천 15℃

  • 강릉 22℃

  • 청주 17℃

  • 수원 17℃

  • 안동 13℃

  • 울릉도 16℃

  • 독도 16℃

  • 대전 15℃

  • 전주 16℃

  • 광주 16℃

  • 목포 15℃

  • 여수 16℃

  • 대구 17℃

  • 울산 16℃

  • 창원 16℃

  • 부산 16℃

  • 제주 14℃

한국 덮은 ‘메르스’ 공포, 급성신부전증 동반하며 38도 이상 고열시 의심해봐야

한국 덮은 ‘메르스’ 공포, 급성신부전증 동반하며 38도 이상 고열시 의심해봐야

등록 2015.05.28 11:37

황재용

  기자

보건당국 ‘뒷북’ 대응에 논란 커져확산 속도 빠르지만 1~2주 확산 분수령 될 듯

사진=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캡처사진=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캡처


최근 일주일 사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메르스 공포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특히 정부의 부실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메르스 공포가 더욱 확산됐다.

◇치사율 40%···백신·치료제 없어=사스의 사촌으로만 국내에 알려진 메르스는 치사율이 40%에 이르는 중증급성호흡기 질환이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요르단, 카타르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115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그중 465명이 사망했다.

메르스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잠복기는 2~14일 정도이며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사스와는 달리 급성 신부전증을 동반하며 38도 이상의 발열이 있다면 메르스를 의심해야 한다.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직·간접적으로 중동지역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만 확인됐다. 게다가 해외여행이나 해외근무 등으로 중동지역에서 체류했거나 낙타 시장 또는 농장 방문,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의 접촉 사례로 메르스가 발생한 경우가 다수 있다.

아울러 메르스에 최적화된 백신이나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유전자검사나 항체검사를 통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 증상에 따라 내과적인 치료가 이뤄진다. 또 의료진은 환자의 회복 추이를 확인하면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

◇감염 패턴 다른 ‘한국 메르스’ 탄생?=국내에는 지난 20일부터 지금까지 총 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첫 환자는 중동출장을 다녀온 후 지난 11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60대 남성으로 나머지도 환자들은 이 남성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환자는 첫 환자의 부인이며 세 번째와 네 번째 환자는 첫 환자가 한국에 입국한 후 두 번째로 방문한 병원에서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와 그 보호자인 딸이었다. 또 다섯 번째 환자는 첫 환자가 세 번째로 방문한 병원의 진료 의사였으며 나머지 환자는 3·4번째 환자와 마찬가지로 첫 환자의 두 번째 병원에 함께 있던 환자와 간호사다.

이에 보건당국은 첫 환자를 제외한 모든 환자가 전염력이 강한 첫 번째 환자로부터 감염된 2차 전파 사례이며 2차 감염자로부터 추가 전파된 3차 감염자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10명 중 1명이 걸릴까 말까 할 정도로 전염성이 약하다고 알려진 메르스의 국내 감염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6일 만에 환자 수가 5명까지 늘어났으며 8일만에 7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 메르스의 전염력이 기존 메르스의 특성을 뛰어 넘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 메르스가 보건당국의 예상과는 다소 다른 감염 패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 우리나는 중동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동 국가를 제외한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와 미주 등에서 환자 수가 5명 이상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그동안 비중동국가 중에서는 영국이 4명(3명 사망)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3명·1명 사망)과 튀니지(3명·1명 사망) 등이 많은 축이었다. 게다가 국내에 환자가 발생하기 전까지 아시아의 메르스 환자는 말레이시아(1명 사망)와 필리핀(2명) 등 단 3명뿐이었다.

◇무능력한 보건당국의 부실 대응=에볼라 바이러스 당시 부실 대응으로 질타를 받았던 보건당국의 감염관리체계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병의원에서 감염병 환자가 발생하면 신고하는 소극적인 예방책이 아니라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첫 환자의 사례로 논란이 불거졌다. 최초 환자가 발열, 기침 등의 증상으로 처음 병원에 간 것은 12일이었지만 보건당국이 환자의 검체를 수거한 것은 19일이다. 이 기간 환자는 4곳의 병원을 방문했으며 한 의료진이 샘플을 채취해 보내겠다고 했지만 보건당국이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또 메르스 환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고열 하나라는 점도 보건당국의 무능력함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3번째 확진 환자의 딸이 자신도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고 호소했지만 보건당국은 체온이 38℃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자의 검사를 거절했다.

게다가 이 환자는 아버지를 입원시킨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반에 노출됐고 이후 자택격리도 강제성이 없었기 때문에 확산의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됐다. 보건당국은 뒤늦게 고열의 기준을 38℃에서 37.5℃로 낮추고 가벼운 증상이라도 본인이 원할 경우 입원시켜 검사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지만 이는 뒷북에 불과한 조치일 뿐이다.

이와 함께 28일 보건당국은 메르스 환자 밀접접촉자인 의심자(3번째 환자 아들)가 지난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지난 27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즉각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소(WPRO)와 중국 보건당국에 이 사실을 알리고 관련 조치를 시행했지만 이 역시 부실한 대응체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1~2주가 분수령···개인위생 철저히 관리해야=현재 보건당국은 향후 메르스 유입 확산 방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환자 모두를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격리치료 중이며 접촉자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후 격리 대상자를 선정했다.

아울러 밀접접촉자 등 조사를 받은 인원 모두를 자택격리 또는 시설격리 중이며 관할 보건소에서 매일 2회 전화해 발열과 증상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추가 유입을 막기 위해 검역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격리치료와 접촉자 조사 및 증상 발현 모니터링 등 대응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앞으로 1~2주가 메르스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초 환자를 접촉한 61명 중 추가 환자가 나올 수 있는 기간이며 가능성은 낮지만 첫 환자를 제외한 다른 환자로부터 예상치 못한 감염자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외출 후 손과 발 등을 씻고 마스크 등을 착용하는 것은 물론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야 한다. 또 중동지역 여행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기침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한 메르스 의심환자 진단신고 기준도 도움이 된다. 기준은 메르스 의심 환자를 발열(37.5℃ 이상)과 동반되는 폐렴 또는 급성호흡기증후군(임상적 또는 방사선학적 진단)이 있는 경우로 규정했으며 메르스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