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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오 논란’ 일파만파···관련 업계에 ‘불똥’

‘백수오 논란’ 일파만파···관련 업계에 ‘불똥’

등록 2015.05.26 19:04

황재용

  기자

식약처, 백수오 제품 전수조사 결과 발표···소비자 신뢰 잃은 식약처도 도마 위에

국내에서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백수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백수오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후속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진짜 ‘백수오’는 없다=식약처는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일부 백수오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보고한 후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제조·공급하는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 성분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내츄럴엔도텍의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으며 이에 식약처는 이번 전수조사를 시행하게 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전수조사는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일반식품과 농산물, 의약품 등 백수오가 함유된 모든 제품에 대해 이뤄졌다.

먼저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으로 신고된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 128개사 207개 제품의 조사 결과 건강기능식품 1개와 일반식품 39개 등 총 40개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은 제품은 단 10개에 그쳤으며 나머지 157개 제품은 가열·압력 등의 제조단계를 거치면서 DNA가 파괴돼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40개 제품을 전량 회수키로 했으며 품목제조정지 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은 10개 제품도 판매는 허용하지만 원료 조사 결과에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점을 감안해 수거·검사된 제품과 유통기한이 다른 제품은 업체에 판매 중단을 요청키로 했다.

또 식약처는 이엽우피소의 혼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157개 제품 가운데 58개 건강기능식품(내츄럴엔도텍 원료 사용한 45개 제품 포함)은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이력과 부실한 혼입방지체계 등을 이유로 영업자 자율회수 조치를 실시키로 했다.

농산물 31건의 조사에서도 절반이 넘는 19건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제품에 대한 폐기처분·재고 압류 조치가 이어졌으며 식약처는 철저한 생산지 관리를 관계부처에 요청할 계획이다. 게다가 국순당 ‘백세주’ 검사 결과에서는 개별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원료 백수오 2건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고 검사 대상이 5개 제품인 의약품 중에는 4개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함유돼 있었다.

아울러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은 제품 10개의 원료 조사에서 이엽우피소가 확인됐으며 적발된 40개 제품 가운데 17개 제품엔 백수오가 전혀 없고 이엽우피소만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즉 시중에서 판매되는 백수오 제품 중 진짜 백수오 제품은 하나도 없는 셈이다.

◇업계 전반으로 파장 이어져=식약처의 이번 조사 결과는 관련 업계 전반으로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

우선 직격탄을 맞은 홈쇼핑업계는 식약처 발표에 잔량 환불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환불 기준과 방식 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섭취한 제품에 대한 전액 환불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환불 논란으로 소비자와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국순당과 농협도 비상에 걸렸다. 백세주 원료에서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된 국순당은 즉시 자체 판매 중단을 결정하고 제품 회수에 나섰다. 식약처의 요청보다 수위가 높은 조치로 국순당은 백수오를 원료로 쓰는 백세주·백세주 클래식·강장 백세주 등 3가지 종류의 제품 모두를 자발적으로 회수키로 했다. 다만 국순당은 이엽우피소가 어떤 과정을 거쳐 들어갔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건강기능식품 중 유일하게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한삼인분’을 판매하는 농협홍삼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농협홍삼은 중간 유통상을 통해 백수오를 공급받아 제품에 첨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 제품은 지난해 8월 출시된 소량판매 제품으로 지난 3월 이후 단종돼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홍삼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혹시라도 시중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제품 회수에 주력하는 한편 소비자 요청이 있을 경우 환불해줄 계획이다.

파장은 제약업계로도 퍼졌다.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제품은 ▲뉴렉스환(신화제약) ▲오학단(오스틴제약) ▲만경단(한국신약) ▲비맥스에스정(한풍제약) 등이다.

이번 조사로 이들은 의약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제약사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으며 식약처는 해당 제품과 다른 제조번호를 가진 제품 모두를 판매 중단하도록 요청한 상황이다.

◇‘사후약방문’ 식약처도 도마 위에=조사를 실시한 식약처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건강기능식품 제도 전반을 손질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미 소비자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조사 결과와 함께 이번과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의 인정부터 제조·유통·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개선안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기능성 원료나 성분으로 인정받았더라도 재평가를 거쳐 안전성과 기능성을 추가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엽우피소에 대한 독성시험도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근본적 논의 없이 ‘사후약방문’식 조치만을 취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이미 마음이 멀어진 소비자들을 설득하기에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업계 전반에 닥친 파장에 대한 해결책도 전무한 상황이다.

더욱이 학계 등에서 ‘이엽우피소를 독성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원료’라고 여러 차례 밝힌 후 검증에 나서 ‘뒷북 정책’이라는 오명도 떠안게 됐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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