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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성동조선, 채권단 자금지원 거부에 ‘전전긍긍’

위기의 성동조선, 채권단 자금지원 거부에 ‘전전긍긍’

등록 2015.05.21 17:28

차재서

  기자

이달 말까지 자금 조달 실패하면 법정관리 불가피

성동조선해양. 사진=뉴스웨이 DB성동조선해양. 사진=뉴스웨이 DB


벼랑끝에 내몰린 성동조선해양이 채권단의 무책임한 태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은 최근 채권단이 추가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자금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이달 말까지 신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불황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모자라 수주한 선박마저도 만들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성동조선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채권단이 자금지원을 미루고 있다는 데 있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4200억원과 3000억원의 추가자금 지원안을 채권단에 상정했지만 모두 부결되고 말았다.

이는 무역보험공사와 우리은행 측에서 반대입장을 고수한 탓이다. 이들은 그간 채권단이 성동조선에 1조9000억원을 지원했지만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투자가 무의미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성동조선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2010년8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실제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약 1년 동안 수주를 중단하고 야드를 정비했다. 저가수주를 정리하고 인력 감축을 비롯한 고강도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는 이듬해 성동조선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0척 이상을 수주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동급 선종의 선별적 수주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효과를 이뤄 실적도 개선됐다.

영국 조선·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전세계 수주잔량 순위에서 76척, 200만3000CGT로 9위를 지키고 있다.

약 4조원 규모로 2년 동안의 물량은 이미 확보해둔 셈이다. 올 하반기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올해와 내년 각 2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성동조선과 우리은행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5일 성동조선 노조는 상경집회를 통해 민영화를 앞둔 우리은행이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한 나머지 지원을 늦추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성동조선은 자금을 지원 받아야할 중요한 시점에 놓였다. 수주잔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2016년 이후엔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선박건조 및 운영자금 지원이 지연됨에 따라 선주들이 발주를 꺼린다는 괴담까지 심심찮게 돌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상황으로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엔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경영정상화 노력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건 물론 일정 지연에 따라 추가비용이 발생함으로써 자금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성동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선업이 해운·철강·페인트·기자재 등 다양한 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만큼 위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국내 조선 빅3가 초대형·대형 선박 중심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중대형 선박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성동조선이 사라진다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계 특성상 선박 수주로 매출을 일으키기까지 약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면 국내 조선업은 뒷걸음질 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영업에 신경을 기울여야할 시점에 자금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현장에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자금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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