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21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국내 촬영 분을 보자. 악당 울트론이 이번 시리즈의 또 다른 캐릭터 ‘비전’을 만든 연구소가 바로 한강의 세빛둥둥섬이다. 영화 속에서 약 3회 정도 노출된다. 사실 이 장면으로만 보자면 한국인조차 그곳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다. 상암MBC 광장의 거인상 조형물은 한 차례 등장했다. 별 다른 느낌도 없다. 단순히 대한민국의 상징성을 언급할 수 있는 장면은 이 두 장면이 전부다.
나머지는 캡틴 아메리카와 울트론 그리고 블랙 위도우의 전투 장면 배경으로 쓰인 대한민국이다. 한강변 고가도로, 계원예대 앞 고가다리 밑, 강남대로, 강남 인근 골목길 등. 그 장면에서 스쳐 지나간 한글 간판. 사실 국내 언론 시사회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어벤져스2’ 속 국내 촬영 분의 콘셉트였다. 일부 기자들은 초단위로 장면 체크까지 하며 관심을 보였다. 전체 국내 촬영 분 노출 시간은 채 10분이 되지 않았다.
정확히 1년 전 국가 공기관이 나서 진행한 온갖 혜택 잔치로 포장된 ‘어벤져스 촬영 행사’가 지금의 결과물을 받아들기 위한 것이었단 점에선 좀 힘이 빠진다. 상식선에서 풀어봐도 ‘4000억’ ‘2조원’이란 돈을 언급할 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말이다. 언론시사회 후 국내 언론의 집중 포화가 이 부분에 몰린 것도 수긍이 간다.
‘어벤져스2’에 담긴 유명한 대사를 인용해 봤다.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물론 그 분(?)은 알겠지만 말이다.
“왜? 이렇게 될 줄 예상 못했나?”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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