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겸 중앙대 이사장이 ‘막말 논란’으로 결국 직을 모두 사퇴했다.
21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용성 회장은 이날 오후 현재 맡고 있는 두산중공업 회장과 중앙대 이사장은 물론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은 “최근 중앙대와 관련해 빚어진 사태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학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이 과정에서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학내 구성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이번 사퇴는 최근 중앙대 사퇴와 관련해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입에 담기 힘든 막말을 내뱉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중앙대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압수수색을 통해 박 회장이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인사보복을 의미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박 회장은 지난달 24일 이용구 중앙대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면서 “그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박 회장은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도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박 회장은 지난 2월 학과제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학사구조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개편안에 대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학생회를 사칭한 허위 현수막을 게시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만행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여론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결국 사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거취 논란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사퇴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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