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떠나기 전 “돌아와서 결정하겠다”여론 추이에 달린 李 진퇴···스스로 결정할 수도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금품수수 의혹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돌아와 결정할 것이란 말을 남기고 떠나면서 이 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이 총리는 17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어제 출국해 총리로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빈틈없이 국정을 통할할 책무를 느낀다”며 “대통령이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해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또한 거취 결정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에도 “어제 본회의장에서 상세히 말했다”고 답해 입장 변화가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이 총리는 “한 나라의 총리가 메모나 진술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물러나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귀국일까지 남은 열흘 동안 이 총리에게는 여론의 포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친박게이트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 총리 사퇴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직접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수 밖에 없다”며 “이 총리는 주말 중에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우군인 여당에서도 이 총리를 사실상 포기한 모양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긴급 회동에서 이 총리의 경질을 직접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재오 의원은 “물러나주는 것이 대통령이나 국정을 위해 총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이 총리가 남은 기간 동안 ‘버티기 모드’로 일관한다 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다시금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총리가 박 대통령의 실질적인 직무대행 역할을 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서다.
결국 ‘성완종 리스트’ 관련자들의 검찰 소환조사가 시작되는 다음 주가 도래하기 전 이번 주말에 스스로 퇴진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날 불거진 야당 인사들의 연루설이 확산돼 여론이 대폭 환기될 경우 이 총리는 추이를 관망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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