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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장관 정신 차리세요

[데스크칼럼]최경환 장관 정신 차리세요

등록 2015.03.17 09:58

수정 2015.03.17 13:49

홍은호

  기자

최경환 장관 정신 차리세요 기사의 사진

한국 경제가 위험하다. 사면초가에 빠졌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동원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황이 만만치 않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최경환 장관은 취임 직후 반응이 즉각 나타난다는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올인했다. 주택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규제법안을 없앴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신규분양 시장이 뜨거워졌지만 딱 거기까지다.

경기가 살아나려면 거래가 이뤄져야 하지만 기존 주택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경기를 체감하고 있는 국민들은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주택매입을 꺼린다.

전셋값 급등은 국민들의 주택에 대한 생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셋값이 너무 올라 지쳐버린 세입자가 신규 아파트로 눈을 돌린다고 하지만 그 숫자는 예전만 못하다. 최 장관의 부동산 살리기는 국지적으로 시장에 효과를 내고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너무 크다. 가계부채가 폭증하면서 소비가 줄어든 것은 단면을 보여준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는 기대도 국민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산산히 부서졌다. 다급해진 최 장관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역대 어느 정부도 금기시하던 임금 문제를 수면위로 꺼내들었다.

민간기업들에게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대놓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정치권에서는 한 술 더떠서 최저임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중립을 지켜야 할 정부가 임금인상을 강요한 것은 유효수요를 창출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겠지만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해법은 아니다.

임금인상이 저금리 노동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기업들은 임금 인상에 따른 손실분을 만회하기 위해 고용을 꺼리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임금인상이 불황을 이겨낼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 한국은행을 압박해 기준금리를 인하시킨다고 해서 경기가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다. 경제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을 뒤로 한 채 재정과 통화만으로 경기를 떠받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구월 깊은 가을 사방에서 서리 날리고 하늘은 높고 물은 말라 기러기 슬피 우는구나. 집떠난 지 10년, 처자식은 쓸쓸한 빈방에서 외로이 지내는구나. 어머니는 아들을 기다리고 아들은 부모 생각에 애간장이 녹는구나”

진나라 말기 항우와 유방이 천하를 놓고 치룬 마지막 전투에서 심신이 지친 초나라 군사들은 이 노랫소리에 창·칼을 버리고 패배한 항우는 결국 자결을 하고 만다.

최경환 장관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면 항우와 같은 신세로 전락하기 전에 탈출 할 수 있는 묘책을 세워야 한다. 작금의 상황에서 단 하나의 잘못된 경제 정책이라도 나온다면 한국 경제는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홍은호 정치경제부장 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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