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 상반된 4Q 성적표··· 주가도 엇갈리며 ‘희비’

LG화학, 영업익·매출액 모두 감소··· 4%대 급락

삼성SDI는 영업익 14.37% 증가··· 6거래일 연속 상승세

최근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LG화학과 삼성SDI가 동시에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 23일까지도 나란히 5거래일 상승세를 지속했던 두 회사지만, 엇갈린 실적처럼 이 날 주가도 대비되는 양상을 보였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화학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8% 줄어든 2315억79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8% 감소한 5조3723억300만원, 당기순이익은 38.2% 축소된 1093억4100만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삼성SDI는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4.37% 늘어난 372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비록 당기순손실이 1288억4400만원을 기록했으나, 매출액 역시 0.97% 확대된 1조9101억1800만원을 기록해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는 분석이다.

상반된 실적 평가처럼 이날 두 회사의 주가 흐름도 서로 대비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지난 23일까지 5거래일 연속 강세를 구가하며 주가 2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던 LG화학은 이날 4%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18만7000원으로 주춤했다. 이와 달리 역시 5거래일 오름세를 보였던 삼성SDI는 이날도 1500원(1.20%) 오른 12만6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LG화학의 실적 저하는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와 유가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전지부문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5%, 100.9% 확대되며 선전했으나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이 16.1%, 정보전자소재부문 영업이익이 58.4%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하이투자증권 이희철 연구원은 “지난 연말까지 유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주원료인 나프타 및 화학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며 “이와 함께 2차전지 등의 연말 비수기 영향 및 각종 충당금이 반영되면서 비용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SDI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케미칼 사업이 뒷걸음질쳤음에도 전지사업과 전자재료 사업 등의 수요 증가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증시 전문가들 대부분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만큼 향후 주가 프리미엄 회복세를 감안해 매수 전략이 유리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희철 연구원은 “LG화학의 경우 올해 석유화학 중심으로 수익성이 호전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26.9%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저유가 및 고환율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유가급락으로 주가약세가 지속됐지만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낮추기 위한 전기차 및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유가 바닥에 대한 심리가 형성되거나 삼성전자 갤럭시S6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경우 주가가 빠르게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