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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비지상파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핫이슈 Best 5

[2014 방송 결산⑥] 지상파 “비지상파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핫이슈 Best 5

등록 2014.12.22 06:00

수정 2015.12.09 11:13

홍미경

  기자

사건과 사고가 잇따랐던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선정됐다. 지록위마는 고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섞고 바꾼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윗 사람을 농락하는 것을 일컫는 뜻이었으나 지금은 흑백이 뒤바뀌고 사실이 호도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올해 방송가에서 일어난 각종 이슈를 돌아보며 일면 지록위마와 비슷한 일들이 이어났다.

드라마, 예능 대전에서 비지상파가 놀라운 힘을 발휘해 약진했으며 지상파를 몰락이라 불릴 정도로 부진했다. 하지만 돌풍을 일으킨 비지상파 드라마와 예능의 편수는 지상파에 못미치며 그 위력 역시 일부분에 그치지 않는다.

사진= SBS '별에서 온 그대' 포스터/ HB 엔터테인먼트 제공사진= SBS '별에서 온 그대' 포스터/ HB 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인 같은 외국인들의 등장으로 예능은 새로운 지도를 그려야 했으며 먹방, 육아 등 새로운 아이템들이 기존 판새를 뒤집었다. 이는 사실이 호도된 것은 아니지만 분명코 흑백이 뒤바뀐 격이다. 2015년을 예측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이변의 연속이었던 2014년 방송가 핫이슈를 뽑았다.

◆ 드라마-예능 쌍끌이, 비지상파의 역습

올해는 tvN과 JTBC 비지상파의 약진이 돋보였던 한 해다. 올초 JTBC '밀회'가 파격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화제와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안방극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난 20일 종영한 tvN '미생'은 시청률 8%까지 끌어 올리는 저력을 발휘하며 지상파 드라마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이외에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 부터 '고교처세왕' '연애말고 결혼' '나쁜 녀석들' '라이어게임'등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소재와 구성 그리고 톱스타 아닌 내공 깊은 배우들의 조합으로 완성된 드라마들은 똑같은 패턴 일색의 지상파 드라마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이뿐이랴 KBS에서 CJ E&M으로 이적한 나영석PD의 '꽃보다' 시리즈의 연타석 홈런에 이어 뭐 하나 특별할것 없어 보였던 '삼시세끼'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나영석의 해라 불릴 만큼 예능의 판도를 바꿔놨다.

이에 질세라 JTBC '비정상회담'은 한국인 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는 똑똑한 외국인들을 내세워 새로운 외국인 토크쇼 시대를 열었다. 특히 '비정상회담'은 MBC '헬로 이방인', KBS '이웃집 찰스' 등 미투 프로그램을 양산 시키며 지상파 예능의 편성도 뒤흔드는 위용을 드러냈다.

사진= tvN '미생' 포스터 / CJ E&M 제공사진= tvN '미생' 포스터 / CJ E&M 제공


이런 비지상파의 공세속에 지상파는 옛 명성에만 의지한 결과 드라마, 예능 할 것 없이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특히 평일밤 10시대 드라마와 이어지는 11시대 예능이 동반 하락하며 부진의 늪을 거듭했다.

하지만 승승장구 하던 '비정상회담'은 방송중 기미가요를 내보내고, 에네스 카야의 총각행세 논란으로 잡음이 이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이며 비지상파 방송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으며 JTBC '하녀들' 방송세트장에 화제가 나는 바람에 방송 1회만에 무기한 연기되는 낭패를 겪었다. 방송전 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tvN '삼총사'는 아예 여론에 오르지도 못할 만큼 존재감을 잃어 버렸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올해 비지상파 드라마와 예능이 약진한 사실은 맞다. 하지만 화제를 일으킨 비지상파 드라마와 예능은 손에 꼽아 보면 몇 편이나 되는가? 해마다 지상파 드라마와 예능을 분석해 보면 부진한 작품 성공한 작품 모두 존재해 왔다. 부진한 작품이 유난히 크게 거론돼 마지 지상파 드라마와 예능이 곧 비지상파에 따라 잡힐 것 같이 얘기 되지만 지상파 드라마와 예능의 시청률과 화제성 그리고 수익성을 따져 보면 그렇지 않음을 바로 알 수 있다. 물론 지상파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청자의 눈높이와 트렌드에 맞춰 변화돼야 한다. 그것은 비지상파와 상관없는 방송가의 영원한 과제다"라고 꼬집었다.

◆ 예능, 외국인 대첩

최근 TV를 돌리다 보면 외국인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흔히 볼 수 있다. 예정에는 단순 게스트에 지나지 않았던 이들은 메인으로 나서서 안방극장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외국인 예능은 이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단순히 이방인이 아닌, 다른 문화를 지닌 이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외국인 예능 전성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프로그램이라면 단연 ‘비정상회담’을 꼽을 수 있다. 지난 7월부터 방송한 JTBC ‘비정상회담’은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에 대한 적나라한 토크와 세계 각국의 문화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로 흥미를 끌고 있다.

사진= tvN '비정상회담' 포스터 / CJ E&M 제공사진= tvN '비정상회담' 포스터 / CJ E&M 제공


이같은 외국인들의 활약에 힘입어 MBC와 KBS는 각각 '헬로 이방인'과 '이웃집 찰스'를 선보이거나 선보일 예정이다. 이 두 프로그램은 '비정상회담'과는 다른 포맷을 가지고 있지만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다른 이면을 다룬다는데 일맥상통한다. 또 샘 해밍턴과 샘 오취리는 각종 프로그램에 한국 방송인들 못지 않은 입담과 끼를 발휘하며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문화, 생활권이 전혀 다른 외국인들의 반전 매력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정상회담'의 에네스 카야 논란은 이제 잠잠해 졌지만 문화권이 다른 외국인들의 등장은 차후 또 다른 문제가 양상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또 MBC '헬로 이방인'의 부진을 보면서 외국인 예능이 한국 예능계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여부 역시 모호하다.

◆ 아직도 드라마, TV로 보시나? 웹드라마 태동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웹드라마의 태동은 올해 방송가가 건진 가장 큰 수확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의 발전이 콘텐츠의 트렌드마저 뒤흔들고 있는 것.

웹드라마는 5~20분 내외의 짧은 러닝 타임과 제한 없는 소재와 표현은 이용자들의 자투리 시간을 차지하기에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TV가 아닌 스마트폰으로도 거뜬히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드라마계 新 동력으로 일컫어지고 있다.

사진= 웹드라마 '인형의 집'이 방영 후에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어 화제다 / 중국 PPTV 순위 캡처, 가딘미이어 제공사진= 웹드라마 '인형의 집'이 방영 후에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어 화제다 / 중국 PPTV 순위 캡처, 가딘미이어 제공


이같은 조용한 돌풍을 입증이라도 하듯 신개념 판타지 로맨스 ‘뱀파이어의 꽃’은 200만뷰를 돌파하며 웹드라마계의 새로운 역사를 썼으며‘꿈꾸는 대표님' '연애세포' '썸남썸녀' '출중한 여자' '간서치열전' 등 올 한 해만 해도 열 편 이상의 웹 드라마가 제작되었다.

방송 한 관계자는 “자투리 시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짧은 러닝타임의 웹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며 중요한 영상 콘텐츠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대형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이미 20개 이상의 작품들이 소개되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제작되어 모바일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go to the 일상

군대를 필두로 학교, 직장으로 나선 연예인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몇 년전 부터 불어오기 시작한 관찰예능이 진화의 진화를 거듭하며 급기야 스타들을 시청자들 곁으로 이끌었다.

tvN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오윤환PD는 “처음에 학교에 민폐가 될까봐 걱정이 많았다. 학교를 소재로 다루는 예능 자체는 색다른 아이디어는 아니다. 군대도 가고 정글도 가는데 학교 못 갈 이유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학교와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생각보다 빨리 카메라를 잊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초반 부진을 딛고 각종 화제를 낳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또 tvN '오늘부터 출근'은 평범한 직장인이 된 스타의 모습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고 있으며 SBS '룸메이트', KBS '인간의 조건 등은 스타의 일상적인 모습을 통해 무대 뒤 그들의 진솔한 면모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에 힘입어 KBS는 2015년 스타들을 회사에 찾아가게 만드는 '투명인간'과 '작정하고 본방사수' 두 프로그램을 론칭한다.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TV를 보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돌려 대한민국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TV를 보는지 그 속살을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 개그맨 장동민과 그의 아버지 장광순, 배우 김부선과 딸 이미소 등이 출연하는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2015년 1월 8일 KBS2를 통해 그 첫 속내가 공개된다.

또 '투명인간'은 고된 업무의 연속, 무료한 일상을 반복하며 살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할 신개념 예능으로 직장인들을 위해 MC와 게스트가 뭉쳐 한 직장을 찾아가 그들과 신나는 투명인간 놀이를 펼치는 프로그램. 강호동, 정태호, 김범수, 하하, 강남, 박성진으로 6명의 MC의 활약은 2015년 1월 선보인다.

사진= SBS '피노키오' 포스터 / 아이에이치큐 제공사진= SBS '피노키오' 포스터 / 아이에이치큐 제공


◆ 진격의 차이나 머니

드라마와 예능의 부진으로 위기에 빠진 방송가에 차이나 머니의 강림은 가뭄속 단비와도 같았다. 화제, 인기, 수익성 3박자를 두루 갖추며 차이나 머니를 끌어들인 SBS '별에서 온 그대'는 촉매제에 불과했다. 극중 주인공인 김수현과 전지현은 중국 CF까지 줄줄이 꿰찼으며 중국 대륙에 新 한류 스타 열풍을 만들었다.

또‘별에서 온 그대’가 회당 4만달러에 중국에 수출된 것을 시작으로 SBS ‘괜찮아 사랑이야’의 회당 중국 수출가는 12만 달러, '내겐 사랑스러운 그녀'의 판권이 회당 20만 달러에 SBS ‘피노키오’가 회당 28만달러에 수출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차이나 머니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 시청률에 부진했던 드라마조차도 수익률면에서는 흑자를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외에 ‘런닝맨’, ‘아빠 어디가’ 등 예능프로그램의 포맷 수출도 속속 이뤄졌다.

방송가 한 관계자는 "중국이 어느새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출지역이 됐다. 3분기 일본 드라마 수출은 12억으로 급감한데 반해 중국은 49억으로 올라섰으며 수출부문 비중은 54%에 육박했다. 최근에 수출되었던 ‘피노키오’의 경우 회당 30만 달러로 전체 금액은 62억원에 이른다"라고 밝혔다.

차이나 머니는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까지도 뒤바꿔 놓을 전망이다. 중국 화책미디어는 투자배급사 NEW에 535억원을 투자해 제2대 주주로 올라섰고 2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갈 지성 황정음 주연의 드라마 ‘킬미 힐미’의 공동제작자로 나섰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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