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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작창 판소리’, 놀부··· 조선시대 고리대금없자로 재탄생하다

‘시대의 작창 판소리’, 놀부··· 조선시대 고리대금없자로 재탄생하다

등록 2014.12.19 17:36

홍미경

  기자

'레미제라블'는 장발장의 회개와 코제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유명하다. 하지만 '레미제라블'를 한 단계만 깊이 파고 들어가도 프랑스 혁명 당시 시대를 반영한 노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노래란 역사와 시 대를 반영하고 듣는 이들의 삶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곤한다. 그동안 저평가 받았던 판소리 역시 그러하다.

반만년 한민족의 한(恨)을 담은 판소리는 그간 국내에서는 찬밥취급 당하던 우리네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판 소리를 들은 유럽의 예술가들은 인간의 목소리, 북, 부채 단 3가지 만으로 희노애악을 모두 담은 멜로디를 뽑 아낸다는 사실에 경의를 표하곤 했다.

사진= KBS1 '시대의 작창 판소리' 손성배PD / KBS 제공사진= KBS1 '시대의 작창 판소리' 손성배PD / KBS 제공


이에 KBS에서는 2014 KBS 대기획 '시대의 작창 판소리'를 기획했다. '시대의 작창 판소리'는 판소리가 탄생한 시대적 배경을 고증한 다큐멘터리에 드라마라는 옷을 입히고 뮤직비디오라는 액세서리를 달아 전혀 새로운 개 념의 다큐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19일 정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 한 식당에서 열린 2014 KBS 대기획 ' 시대의 작창 판소리' 기자간담회에서는 심상구CP와 연출을 맡은 손성배PD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 려줬다.

◇ 동양의 신비와 감동을 전하는 글로벌 콘텐츠

'시대의 작창 판소리'는 제작 기간만 20개월, 투입예산 8억 원, 1,800여 명의 배우와 스태프가 참여했다. '불후의 명곡' 단골 손님인 명창 박애리와 조통달이 창자(唱者)로 나서 시대적 소리를 들려준다. 고리타분한 판소리라는 오명을 씻기 위함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판소리에 드라마와 뮤직비디오의 형식을 도입했다. 판소리가 영상을 만나자 이제까지 들리 지 않았던 판소리의 가사와 그 의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판소리에 전통적인 선과 미, 한복의 화려한 색감을 고증을 통해 더하자 판소리가 가진 깨알같은 재미와 음악성, 예술성까지 확연히 드러났다.

연출을 맡은 손성배PD는 “2011년 미국에서 외국인 친구가 매력적인 음악을 소개주겠다며 보여준 영상이 판소 리 흥보가 중 가난타령이었다”며 “당시 뉴미디어를 통한 프로그램 개발 차 연수중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외려 가장 로컬적인 것이 글로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고 프로그램의 탄생비화를 밝혔다.

사진= KBS1 '시대의 작창 판소리' / KBS 제공사진= KBS1 '시대의 작창 판소리' / KBS 제공


이어 손성배PD는 "판소리에 다큐와 드라마를 합친 실험적인 기법이다. 판소리는 고리타분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드라마-다큐 두 장르를 믹스했으며 완성도를 높었다"면서 "왜 판소리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데 판소리의 예술적·문화적 가치는 영국 BBC 방송국과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지대한 관심을 드러내며 국내보다 해외에서더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제작 소감을 밝혔다.

또 손PD는 "이 작품의 정체성은 분명히 다큐멘터리다. 여기에 뮤직 비디오 형식과 드라마를 입힌 것이다. 판소리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은 가사가 잘 안들려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드라마와 뮤직 비디오 형식을 빌어 온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가장 로컬적인 것이 글로벌적인 소재가 됐다. 이런것들을 최근 글로컬이라고 하는데 현지화된 세계적인 아이템이 경쟁력있는 작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라 고 설명했다.

또한 송PD는 "이 작품은 한국전파진흥원에서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지원 선정 당시 주요 기준이 해외에서 통 할 수 있는가와 판매될 수 있는가 등 유통 문제가 강조됐었다"면서 "보통 판소리는 국내적 색채가 강해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하지만 BBC 방송국 관계자와 내셔널지오그래픽 퓨로듀서들은 저희 기본 영상을 보면서 흥미로워 했다. (판)소리에 대해 흥미로워했고 소리가 영상화 되는 것에 관심을 표했다"고 경쟁력 높은 프로그램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손PD는 "판소리의 가장 큰 단점은 가사 전달이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인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 우 린 그 부분을 영상화 했다. 영상으로 보니 가사 전달이 쉽다. 그리고 (판)소리의 독특함, 북 하나와 부채, 인 간의 목소리 등 최소의 도구로 최대의 소리를 내는 형식에 해외에서는 환호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 알고 듣는 판소리, 보는 즐거움 新 장르

판소리는 시대상을 비평하고 풍자한다는 점에서 힙합과 그리고 록 음악과 닮아 있다. 심상구 CP는 "힙합이 사회상 반영하고 록음악은 록 스피릿이라는 정신으로 사회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이런 측명에서 판 소리는 힙합과 록을 합쳐 놓았다"고 설명했다.

사진= KBS1 '시대의 작창 판소리' 심상구CP / KBS 제공사진= KBS1 '시대의 작창 판소리' 심상구CP / KBS 제공


특히 '시대의 작창 판소리'에서는 신분평등을 주창한 인권운동, 상생의 경제학원론, 세계로 통하는 문화유산 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기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외면 당해온 우리문화에 대한 헌정사이자 세계적인 명품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부 범법자 춘향 재판기, 2부 신흥재벌 흥부의 경제학, 3부 오래된 미래 판소리로 구성된다.

'춘향가'가 기생출신의 천민 춘향과 사대부가 자제인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로 흔히 알고 있다. 그러나 '춘향가'는 동학농민군의 진군가가 였다는 역사적 사실이 증명하듯 조선 후 기 사회체제를 비판한 노래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1부 '범법자 춘향재판기'에서는 기존의 춘향가 이야기 서사 구조를 탈피, 변학도와 춘향의 재판 이야기로 춘향가를 재해석한다. 재판관과 죄 인으로써 만난 변학도와 춘향 그들은 당시 실정법을 바탕으로 치열한 법리 논쟁을 펼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춘향가의 눈 대목이 흐르는 실험적 형식의 판소리뮤직다큐드라마다.

2부 '신흥재벌 흥부의 경제학'에서 놀부는 금융자본가의 탈을 쓴 고리대금업자로, 반면 흥부는 빚조차 쓸 수 없는 신용불량자로 재해석한다. 사실 흥부가는 조선 후기 상평통보가 유통되면서 생겼던 돈의 폐해를 다루고 있는 돈의 노래다. 돈으로 인해 조선사회를 지탱했던 공동체적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3부 '오래된 미래 판소리'에서는 시대사적 재해석을 담았다. 손성배PD는 "지금껏 판소리는 대중에게 주목 받 지 않지만 세대를 반영하고 풍자를 담은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판소리를 들으며 힐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 것이 바로 '시대의 작창'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얘기지만 오늘날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으며 그 들의 외침(노래)가 치유의 기능 할 수 있는 것이다. 판소리의 가치는 바로 이 지점이다. 북, 부채, 목소리 만 으로 인간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해 주는 것이 판소리의 가치다"라고 판소리의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손성배CP는 "판소리 다큐는 시청률로 판단할 프로그램이 아니다. 판소리라는 우리의 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그 문화유산을 분석해 재탄생 시켰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시청자 분들 역시 가치와 의미에 방점을 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시대의 작창 판소리'는 총 3부작으로 범법자 춘향재판기, 신흥재벌 흥부의 경제학, 오래된 미래 판소리 로 구성되어 있으며 12월26일부터 28일 밤 10시에 KBS 1TV로 방송될 예정이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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