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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효자’ 아침드라마의 흥행 공식

[포커스] ‘시청률 효자’ 아침드라마의 흥행 공식

등록 2014.12.20 08:00

이이슬

  기자

사진 = MBC '폭풍의 여자' SBS '청담동 스캔들' KBS1 TV 소설 tvN '가족의 비밀' 사진 = MBC '폭풍의 여자' SBS '청담동 스캔들' KBS1 TV 소설 tvN '가족의 비밀'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사이에 방송되는 아침드라마는 별다른 홍보 프로모션 활동을 진행하지 않는다. 30대에서 60대 여성으로 이뤄진 고정 시청 타켓을 확보하고 있는 덕분에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으로 시청 유입 되기 때문이다.

이 시청층은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층이라서 한 번 드라마에 몰입하게 되면 100부에 걸쳐 긴 호흡으로 방영되는 작품에 눈을 묶어놓을 수 있기 때문에 방송사 입장에서 아침드라마는 효자가 따로 없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청담동 스캔들’과 MBC ‘폭풍의 여자’, KBS1 'TV소설 일편단심 민들레‘는 모두 10%을 웃도는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최근 지상파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한 자릿수 굴욕을 맛보는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침드라마가 외면 받는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이처럼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침드라마의 흥행 공식을 알아보자.

① 시청자의 귀를 잡아라

아침 시간대에 주 시청자들은 굉장히 바쁘다. TV를 틀어 놓고 출근 준비, 집안일 등 다양한 일들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바쁜 상황 속에서 들리는 소리만으로 이야기를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

아침드라마 연출을 맡은 PD들은 등장인물들의 필수 조건으로 목소리를 꼽았다. 설거지를 하다가도 멋진 주인공의 목소리에 한 번 더 눈길이 가기 때문이다. 현재 출연 중인 남성 출연자들은 굵직한 저음의 음색을 지니고 있다. SBS ‘청담동 스캔들’ 강성민과 이중문, MBC ‘폭풍의 여자’ 정찬, 현우성 모두 매력적인 목소리의 소유자들이다.

그런가하면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 만큼 자극적인 상황의 전개도 필수다. MBC ‘모두다 김치’에서는 배우 원기준이 실제 김치로 따귀를 맞았고, 투 따귀, 쓰리 따귀는 필수다. 복수극 일수록 따귀는 더욱 통쾌하게 펼쳐져야 한다. 차지게 올려붙이는 ‘짝’ 소리는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사진 = MBC '모두 다 김치' 사진 = MBC '모두 다 김치'


격렬한 싸움도 집중을 유발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죽마고우, 부부 등 아침드라마에는 다양한 싸움이 등장한다. 절규와 오열은 필수다. ‘우리가 싸우고 있다’는 상황을 알 수 있도록 과거의 상황과 갈등의 원인을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할 수 있게 전한다. 그 과정에서 선당과 악당이 극명하게 갈리며 감정 이입을 돕는다.

현재 아침드라마에 출연 중인 한 주연배우는 “아침드라마는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종반으로 갈수록 우는 장면이 많고, 따귀도 맞거나 때릴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이 중요하다. 100부작이 넘는 긴 호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기관리도 필수다. 겨울철 야외 촬영장에서 난로와 비타민, 목에 좋은 생강차 등은 꼭 챙겨 촬영장에 나간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리액션 역시 중요하다. 소리를 지르는 상대에게 반격을 가하고,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맞대응 하면서 갈등을 높인다. 놀랄 때에는 크게 놀라야 하고, 이를 받아내는 상대 배우 역시 크게 받아줘야 실감나는 장면이 탄생한다. 과장된 표현을 통해 시청자들의 청각을 자극해 극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② 막장 요소

재벌, 불륜, 출생의 비밀 등 막장 요소는 아침드라마에 빠지면 안되는 필수 요소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아침드라마 ‘청담동 스캔들’ 속 재벌 2세들은 극악무도한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강복희(김혜선 분)는 첫째 아들 복수호(강성민 분)가 무정자증이고 둘째 며느리 이제니(임성언 분)가 난임인 사실을 알고 둘째 아들과 첫째 며느리 은현수(최정윤 분)를 이용해 인공수정하려는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웠다. 다행히 이를 안 은현수가 시어머니의 계략을 피해갔지만 강복희는 이에 굴하지 않고 각종 모함과 음모를 꾸며 ‘최악의 시어머니’ 캐릭터를 완성했다.

특히 며느리에게 피임약을 먹이는 것부터 천륜을 끊어놓는 등 각종 악행을 서슴지 않는 강복희의 막장 전개는 시청률을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이를 눈치 챈 은현수가 반격에 나서며 통쾌한 복수극이 예고돼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사진 = SBS '청담동 스캔들' 사진 = SBS '청담동 스캔들'


MBC ‘폭풍의 여자’ 역시 재벌과 불륜이 등장한다. 평범한 행복을 꿈꾸던 여자가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딸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되면서 부와 권력이라는 거대한 폭풍에 맞서 싸우기 위해 스스로 폭풍이 된다는 이야기를 그린 ‘폭풍의 여자’는 불륜 이야기가 한창 그려지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종영한 MBC 아침드라마 ‘모두 다 김치’에서 박동빈은 주스를 입 밖으로 다시 뱉어내는 막장 설정으로 ‘주스 아저씨’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영화에도 캐스팅 되는 등 스타덤에 올랐다.

③ 전형성 극복하고 다양성 높이고

예전 아침드라마에서는 시집살이와, 불륜, 출생의 비밀이 주를 이뤘던 것에 반해 이제는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다루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요즘 주부 시청자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젊은 감각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달라진 시청자들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장르와 재미를 주기 위한 시도를 통해 발맞추고 있는 것.

케이블채널 tvN에서는 올해 하반기 아침드라마가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가족의 비밀’은 서스펜스가 강조된 드라마다. 실종된 딸을 찾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으로 남미 칠레 드라마를 리메이크 했다. 아침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스릴러 서스펜스 장르가 가미되어 타켓층을 확장시켰다.

SBS ‘청담동 스캔들’과 MBC ‘폭풍의 여자’에서는 예전의 당하기만 하던 며느리의 모습에서 벗어나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똑부러진 며느리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는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으며 인기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 = KBS '일편단심 민들레'사진 = KBS '일편단심 민들레'


KBS TV소설 ‘일편단심 민들레’는 양부와의 약속을 가슴에 품고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민들레의 가슴 따뜻한 성공기를 그린 드라마다. TV 소설은 오랜 기간 시즌제로 방영 중이다. 시대극 형태로 연재되며 과거의 향수를 부르는 동시에 한국의 격동기를 담아 중년층을 공략했다. 유일하게 막장 요소를 지양하고 있다.

아침드라마는 더 이상 주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형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을 갖추려는 변화와 시도를 추구하며 발전하고 있다. 또한 획일적인 장르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풍성한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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