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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열풍으로 주목받는 종합상사

[포커스]‘미생’ 열풍으로 주목받는 종합상사

등록 2014.12.18 09:10

수정 2014.12.18 09:13

강길홍

  기자

상사맨 비롯한 직장인 일상 디테일한 묘사···드라마속 종합상사는 70~80년대 모델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놓은 ‘미생’의 열풍이 계속되면서 현실 세계 속 상사맨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CJ E&M 제공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놓은 ‘미생’의 열풍이 계속되면서 현실 세계 속 상사맨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CJ E&M 제공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드라마 ‘미생’이 종영까지 단 2회만 남은 가운데 열풍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현실 속 상사맨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드라마속 ‘원인터내셔널’의 실제 모델인 대우인터내셔널의 한 직원은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해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미생이 인기를 끌면서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일을 하는지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상사 직원들은 미생 속 상사맨들의 일상이 현실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잘 묘사돼 있다고 말하면서도 일정부분에 있어서는 현실과의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드라마 속 종합상사와 현실 세계의 종합상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먼저 종합상사란 대규모의 자본력을 가진 무역업자로서 무역거래 이외에 자원개발, 현지생산판매, 합작투자, 첨단기술연구개발 등을 수행하는 대형무역상사를 의미한다.

드라마 미생에 등장하는 원인터내셔널 영업3팀 멤버들. 사진=임시완 트위터드라마 미생에 등장하는 원인터내셔널 영업3팀 멤버들. 사진=임시완 트위터



세계 최초의 종합무역상사는 1600년 영국동인도회사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개항 이후 국가적 차원에서 무분별한 수입을 통제하기 위해 1873년 일본 최초의 종합상사인 미쓰비시상사를 설립했다.

한국의 종합상사는 일본을 벤치마킹해 도입됐다. 1970년대 기업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소속 그룹의 수출 창구 역할을 담당했다. 계열사의 영업·판매 관련 지수 등 모든 숫자를 종합상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기에 사실상의 지주회사로서의 지위를 누리기도 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종합상사 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 SK네트웍스, LG상사, GS글로벌, 효성, 현대종합상사 등이며 이들은 ‘7대 종합상사’로 불린다.

7대 종합상사는 정부에서 1975년 연간 수출실적 5000만달러 이상인 기업을 종합상사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7대 종합상사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연평균 10%대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 나갔다. 1980년대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꼽히기도 했다.

실제로 종합상사제도가 도입된 1970년대에 종합상사가 국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했고 1980년대에는 30%를 넘겼다. 이후 1999년에는 50%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해외 영업망을 갖춘 제조업체들의 해외 직수출이 늘어나면서 종합상사는 예전의 위상을 잃게 됐다.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미생 드라마 세트. 사진=CJ E&M 제공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미생 드라마 세트. 사진=CJ E&M 제공



이에 따라 종합상사가 국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하락해 2007년 5.71%, 2008년 6.58%, 2009년 4.26%에 이어 2014년 초반에는 2~3%대까지 하락했다.

또한 대외무역법에서 규정했던 기존 종합상사 지정제는 2009년에 폐지됐고, 현재는 전문무역상사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기존의 종합상사가 대규모 무역전문회사라면 현재의 전문무역상사제도는 IT 등 첨단 분야 또는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수출전문업체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드라마 미생 속에서 다뤄지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은 사실 현재의 종합상사가 담당하는 일과는 거리가 있다. 일례로 중동에 중고차를 수출하는 아이템도 현재로써는 대기업인 종합상사가 다룰만한 아이템은 아니라는 것이 상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종합상사에 근무 중인 한 직원은 “드라마 미생 속에서 ‘돈되는 것은 다판다’는 설정은 사실 70~80년대 종합상사의 모습”이라며 “특히 ‘영업3팀’처럼 다양한 아이템을 취급하는 일은 거의 없고 한가지 분야에 집중해서 다루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때 수출역군으로 불리며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종합상사는 여러 가지 산업 환경의 변화로 침체의 길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생의 인기에 힘입어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까지 종합상사가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서서히 회복의 단계로 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과거처럼 ‘돈되는 물건을 다 팔아’서 되는 일이 아니고, 사업 형태의 진화를 통해 가능한 일이다.

이제 종합상사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업계 1위인 대우인터내셔널이 무역 대신 자원개발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도 발전소 건설을 종합 수주하는 프로젝트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 개발로만 한해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 사실 부럽기도 하다”며 “종합상사도 예전과 달리 단순한 무역 대신 종합 프로젝트 사업 개발에 더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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