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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재감, 뒷목 잡게 만드는 악역 어워드

[2014 방송 결산②] 미친 존재감, 뒷목 잡게 만드는 악역 어워드

등록 2014.12.07 06:00

수정 2014.12.21 15:25

홍미경

  기자

사진= '왔다 장보리' 이유리, '별에서 온 그대' 신성록이 2014 방송결산 올해의 악역에 등극했다 / MBC, SBS 제공사진= '왔다 장보리' 이유리, '별에서 온 그대' 신성록이 2014 방송결산 올해의 악역에 등극했다 / MBC, SBS 제공



착한 캐릭터는 이제 사절. 못되고 독한것들이 안방극장을 접수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니다. 과거 장희빈을 시작으로 경빈이씨('여인천하' 도지원), 미실('선덕여왕' 고현정) 등은 착한 주인공 못지 않는 인기를 누렸던 악역들이다.

올해 역시 악행에도 절대 굴하지 않는 주인공 뒤 이기적이고 못된 악녀악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주인공의 인기에 버금가는 인기와 화제를 불러일으킨 악역들은 기존의 단순히 악행만 저지르는 악의축이 아닌 나름 이유와 정당성을 지닌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들의 악행에 불편함으로 느끼고 소름이 돋기도 하지만 반면 묘한 대리만족과 쾌감을 느끼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2014년 올해를 빛낸 악녀악남을 뽑아봤다.

★ 국민 악녀상 ★ '왔다 장보리' 이유리, 악행의 끝은 어디인가요

장희빈에서 부터 미실까지 희대의 악녀가 등장했지만 '뒷목 잡기'를 부르는 악녀는 바로 MBC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이유리 분)이 단연 독보적이다. 때문에 악녀의 계보를 연민정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는 말이 돌 정도로 희대의 국민악녀로 떠올랐다.

사진= MBC '왔다 장보리' 이유리 / MBC 제공사진= MBC '왔다 장보리' 이유리 / MBC 제공


묘하게도 '왔다 장보리'의 히로인은 장보리(오연서 분)다. 하지만 시청률을 35%대까지 끌어 올린대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바로 연민정이다. 연민정은 주인공 장보리의 인생을 통째로 훔쳐간 인물. 가난한 친모를 버리고 부자인 양부모를 스스로 택하거나 혼자 출산을 하고 아이를 버리는 등 욕심과 야망을 위해서는 패륜까지고 서슴지 않는 연민정은 올해 최고의 악녀에 꼽힌다.

연민정의 악행 뒤 눈에서 레이저를 뿜을 것 같은 이유리의 독한 연기는 14년 연기 인생이 집약돼 절정을 이뤘다. 그의 패악이 극에 달할수록 시청자들은 묘한 쾌감을 느끼면서 '가난한 연민정이 부를 거머쥐기 위해 악을 쓸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동정 여론까지 대두됐다. 황금만능주의 현 시대의 자화상인 것 같아 일면 씁쓸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국민 악녀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는 드라마 종영 후 수십개의 CF를 찍으며 新 광고퀸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 안방까지 꿰차며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고다.

★ 간담 서늘상 ★ '별에서 온 그대' 신성록, 소시오패스 신드롬

올 상반기 최고의 악역을 꼽자면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의 소시오 패스 이재경(신성록)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신성록은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젠틀한(?) 미소로 지금까지의 악인과 전혀 다른 품격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사진= SBS '별에서 온 그대' 신성록 / SBS 제공사진= SBS '별에서 온 그대' 신성록 / SBS 제공


신성록이 맡은 이재경역은 S&C그룹 후계자로 겉으로는 능력 있고 친절한 비즈니스맨이지만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 무엇보다 신성록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형제까지 죽이는 등 소시오패스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섬뜩한 연기로 주목 받았던 신성록은 당시 '소시오패스 뜻’이 주요 포털 검색어로 떠오르기까지 하며 소시오패스 신드롬까지 불러 일으켰다. 소시오패스는 잘못된 행동이란 것을 알면서도 반사회적인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잘못된 행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사이코패스와 구분된다.

때문에 '별에서 온 그대'에서 신성록은 “건강관리 잘해”라는 섬뜩한 대사를 유행시키며 올해 최고의 악역 캐릭터에 올랐다. 또 의미심장한 대사와 함께 등장했던 나사 못 반지는 드라마 상영 당시 유행 아이템으로 손꼽히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희번덕 상 ★ '뻐꾸기 둥지' 이채영, 복수 위해 뭐든 한다

KBS ‘뻐꾸기 둥지’에서 오빠를 위한 복수를 꿈꾸는 이화영(이채영 분)은 검은 눈동자보다 흰자위가 더 많이 보일 정도로 히번덕 거리는 눈빛으로 저녁 주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뻐꾸기 둥지'는 오빠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여자의 대리모가 돼 처절한 복수를 꿈꾸는 한 여인과 자신의 인생과 아이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또 한 여인의 갈등을 그린 복수극이다.

사진= KBS '뻐꾸기 둥지' 이채영 / KBS 제공사진= KBS '뻐꾸기 둥지' 이채영 / KBS 제공


방영전 막장 드라마의 새장을 열었던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방송이 시작 된 후에는 절대 당하고는 못 사는 여자 이화영의 복수극이 극 내용의 중심축이 돼 '욕하면서 보는 일일극' 1 순위에 올랐다.

특히 오빠를 배신하고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생각하는 이화영은 사기, 유괴, 살인미수 등 온갖 악행을 거듭했다. 무엇보다 이화영의 장기(?)는 한 대 맞으면 열 대로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오빠의 죽음이 백연희의 탓이 아님을 알았지만 일단 당했으니 갚아줘야 직성이 풀린다. 백연희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에게는 정의의 잣대를 정확히 들이대지만 정작 자신이 저지른 악행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갖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남의 배신에는 반드시 응징을 가하지만 자신의 배신은 정당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식마저도 이용해 먹는 천하에 자기밖에 모르는 진정한 천상천하 유아독존님이셨다.

★ 아리까리상 ★ '나쁜녀석들' 박해진, 신들린 연기력

OCN '나쁜 녀석들'에서는 박해진은 최연소 연쇄 살인범에 천재 사이코 패스 이정문역을 맡아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진한 감정과 디테일한 표정은 물론 폭발적인 액션 연기까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시청자들을 감탄케 만들었다.

박해진은 회를 거듭할수록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싸늘해지는 아우라로 시청자들을 공포케 했다. 특히 미소를 짓거나 눈물을 흘리는 감정신 조차도 남다른 긴장감을 선사하며 안방극장을 장악한 그는 섬세하고도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사진= OCN '나쁜 녀석들' 박해진 / CJ E&M 제공사진= OCN '나쁜 녀석들' 박해진 / CJ E&M 제공



하지만 '나쁜녀석들'이 진행될 수록 이 캐릭터 아리까리하다. 그가 연쇄살인범인 것은 일찌감치 드러나 천하에 몹쓸놈이 됐지만 점점 오반장(김상중 분)이 보여주는 의문의 행동과 순간 순간 깔리는 복선이 왠지 모를 소름끼치는 반전이 숨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하지만 카메라가 꺼진 후 박해진은 완벽 무장해제 된 천사 웃음을 보이는가 하면 셀카봉을 이용해 귀여운 포즈로 셀카를 찍는 등 이정문과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실제 출연 배우 중 가장 막내인 박해진은 고된 스케줄에 선배들이 지칠 때마다 농담을 던지고 응원을 건네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후문. 또한 스태프 한 명 한 명을 일일이 챙기는 폭풍 매너까지 선보여 촬영 내내 현장을 훈훈케 했다고.

★ 야누스 상-저승사자상 ★ '호텔킹' 이덕화-'야경꾼 일지' 김성오

이덕화는 MBC 주말특별기획 ‘호텔킹’에서 호텔 씨엘의 부회장 이중구 역을 맡아 두 얼굴의 악역으로 분했다. 직원들에게는 늘 따뜻한 부회장으로 존경을 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 추악한 욕망을 가진 악마였던 것.

중구는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차재완(이동욱 분)에게 아성원 회장(최성훈 분)을 향한 처절한 복수심을 새기고 이를 이용했다. 뿐만 아니라 아회장의 죽음 이후 서서히 발톱을 드러내면서 호텔 상속녀 아모네(이다해 분)와 경영권을 두고 피 비릿내 나는 싸움을 벌였다. 그의 악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진= MBC '호텔킹' 이덕화, '야경꾼 일지' 김성오 / MBC 제공사진= MBC '호텔킹' 이덕화, '야경꾼 일지' 김성오 / MBC 제공


차재완의 생부인 그는 생모인 백마녀(김혜숙 분)를 강제로 품어 차재완을 낳게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악마적인 모습은 본격적으로 드러나 시청자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또 보기만 해도 소름이 쫙 끼치는 사담 역의 김성오는 MBC '야경꾼 일지'에서 섬뜩 악귀로 완벽 빙의, 안방극장 악인 계보를 이었다.

김성오가 맡은 ‘사담’은 백두산에 봉인된 이무기를 숭배하는 용신족의 계승자로 이무기의 힘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는 사악한 술사다. 사담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체를 숨긴 채 이린(정일우 분)의 이복 형이자 조선이 왕인 기산군(김흥수 분)의 눈과 귀를 가리며 승승장구 중이다.

무엇보다 속세를 떠나 살던 이린을 궁궐로 불러들이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한 그는 이린이 속한 야경꾼들과 숙명적으로 맞붙게 되면서 극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이외에 KBS2 '조선 총잡이'의 전혜빈과 'MBC '야경꾼 일지' 서예지 역시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유 있는 악녀로 분하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렸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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