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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젊은이 거리···홍대 이어 경리단길도 상업화

[포커스]방황하는 젊은이 거리···홍대 이어 경리단길도 상업화

등록 2014.12.04 09:19

수정 2014.12.04 09:20

서승범

  기자

단기간 임대료 급상승 임차인 주름 늘어
상권 버블 주의···“유동인구 주말만 북적”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경리단길에는 추운 날씨 속에도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진은 경리단길 전경.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경리단길에는 추운 날씨 속에도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진은 경리단길 전경.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경리단길 상권이 급부상 중이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출연 이후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경리단길은 6호선 녹사평역 2번 출구 앞 삼거리 국군재정관리단에서 시작해 남산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말한다.

3일 찾아간 경리단길은 현대식 카페와 음식점부터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시장까지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평일인 탓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손을 잡고 한손으로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해 가며 일대를 구경하는 젊은 연인들의 모습에서 이 일대가 요즘 젊은 층에게 대세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열기가 높은 만큼 상가 세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도 덩달아 높아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태원·경리단길 상가 평균 임대료(33㎡ 기준)는 2008년 1분기 78만2100에서 올해 3분기 현재 102만6300원으로 6년 새 31%가 올랐다. 특히 무한도전 방송 이후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올 연말 재계약 시에는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대폭 올릴 것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전 홍대와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올라간 임대료 탓에 기존 영세 세입자들이 내쫓기는 것처럼 거리를 떠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홍대는 2008년부터 상권이 급상승하면서 6년 동안 임대료가 3~4배가 급상승했다. 2008년 3.3㎡당 482만원이었던 임대료가 1515만원이나 된 것이다. 당시 홍대 상가 영세 세입자들은 주인이 계약마다 올리는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장사를 접어야만 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소상인들이 상권을 만들어 놓으면 대기업들이 들어와 임대료를 대폭 올려놓으며 일대를 싹쓸이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경리단길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이 같은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경리단길 초입은 사람들이 즐비했지만 위로 갈수록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경리단길 초입은 사람들이 즐비했지만 위로 갈수록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



방문객이 늘면서 임대료도 올랐지만, 경리단길 점포 세입자들의 판매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방송을 탔거나 입소문을 탄 영업점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줄을 서 기다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일부 가게에는 고객이 한 명도 없기도 했다.

경리단길 중반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세입자 A씨는 “유동인구가 넘친다고 하지만 주말에 사람들이 몰리는 3일 상권에 불과하다”며 “건물주가 세를 올릴 것이라는 얘기가 도는데, 수익은 사실 별반 나아진 게 없다”고 전했다.

경리단길에 자리한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이리 사람이 없냐’는 질문에 “이 정도가 보통이다. 평일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저녁이 되면 그나마 낫다”며 “예능 프로그램에 엄청나게 방문객이 많은 것처럼 나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과대평가 받는 부분이 분명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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