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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의 비극···中·日 끼어 탈출구가 없다

[포커스]조선업의 비극···中·日 끼어 탈출구가 없다

등록 2014.11.24 09:16

강길홍

  기자

중국은 저가수주, 일본은 엔화약세 공세···선박발주 급감까지 3중고 계속조선 1위 중국에 내주고 내리막길···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돌파구 찾아야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던 세계 1위 조선업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조선 빅3의 부진한 실적은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2조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조단위 적자를 냈다. 또한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현대중공업의 몰락은 발전 플랜트 및 조선 계열사의 공사손실충담금과 신규 수주 급감에서 비롯됐다.

삼성중공업 역시 해양프로젝트의 손실과 신규 수주 감소로 실적이 예년만 못하다.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2635억원, 영업이익 181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11.8%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무려 30.8% 급락했다.

조선업의 비극···中·日 끼어 탈출구가 없다 기사의 사진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2228억원, 영업이익 1350억원, 당기순이익 10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역시 신규 수주 감소로 빨간불이 켜진 상태여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세계 조선 1위를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 ‘조선 빅3’의 현주소다. 상장 조선업체들의 주가가 올해 추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도 조선업계가 처한 현실을 알 수 있다. 한국거래소 KRX조선지수는 지난달 말 894.11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말(1746.07) 대비 48.8% 하락했다. 모든 업종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크다.

현대중공업 등 대표 대형주의 폭락 탓이다. 현대중공업은 4분기에는 적자기조에서 탈출해 500억원의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 3조원대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 주가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업계의 몰락은 오랫동안 ‘조선 1위’라는 자만에 취해 있다가 경쟁국들의 거센 추격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일감은 줄어드는데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과 2013년 모두 선박 수주량·건조량·수주잔량 등 조선업 3대 지표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이미 2010년부터 조선업에서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졌다. 미국 IH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수주량은 1963만GT(총톤수), 586척이다.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면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일본도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난 1188만GT(365척)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7% 감소해 1433만GT(203척)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수주잔량에서도 중국(8149만GT·2457척), 한국(6386만GT·940척), 일본(3240만GT·968척) 순이다.

수정환산톤수(CGT)를 기준으로 분석한 영국의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중국은 지난 3월부터 수주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상반기 909만CGT(481척)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1위에 올라 있다. 반면 한국은 555만CGT(164척)를 수주해 작년 787만CGT(230척) 대비 29.5%나 급감했고 점유율도 31.8%에서 27.1%로 4.7%p 감소했다.

일본은 엔화 약세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한국 조선업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선박 수주량은 전년 대배 75.9%나 증가했다. 또한 일본 조선업계는 자국의 LNG 수입 물량 확대에 따른 LNG선 수주 증가로 호조세를 띄고 있다. 지난 4월과 6월에는 월별 기준으로 한국의 수주실적을 앞지르기도 했다.

또한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하는 규모별 상위 160개 주요 조선소 리스트에 우리나라는 기업은 14개가 올라와 있는 반면 중국 조선소는 73개에 달한다. 더 이상 양적으로 중국을 당해낼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기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일본의 공세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결국 중·일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된 국내 조선업계가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눈을 돌리고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조선업계가 월간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선박 인도량에서 중국을 제친 것도 기술력에서 비롯된다.

지난 10월 한국의 선박 인도량은 1002만7000CGT을 기록하면서 978만4000CGT에 그친 중국을 5년 만에 앞섰다. 일반적으로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실적과 함께 인도 실적을 조선소를 평가하는 중요한 항목으로 삼는다. 한국이 중국을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연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에코십(Eco-Ship·친환경 선박)’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LNG선 등 중국 조선소들이 쉽게 좇아오지 못하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는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쪽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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