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떨어졌는데 카드대출 금리는 ‘제자리걸음’

한국은행이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사들의 대출(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오르거나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한, 삼성, 현대, KB국민, NH농협, 롯데, 우리, 하나SK, 외환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5.27%이다.

이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 이전인 2분기 평균 금리 15.44%에 비해 0.17% 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그러나 이 기간 카드사 가운데 삼성, KB국민카드, 현대 등 대형사들은 오히려 카드론 금리를 올렸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2분기 15.68%에서 3분기 16.17%로, KB국민카드도 14.26%에서 14.75%로 각각 올렸고, 현대카드도 17.33%에서 17.72%로 0.39% 포인트 인상했다.

이와 달리 은행계를 중심으로 한 다른 카드사들은 카드론 평균금리가 다소 낮아져 대조를 이뤘다.

인하 폭은 신한카드 0.26% 포인트, 농협카드 0.17% 포인트, 롯데카드 0.4% 포인트, 우리카드 0.85% 포인트, 하나SK카드 0.09%포인트, 외환카드 1.16%포인트다.

이들 가운데 3분기 카드론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현대카드(17.72%)였고, 가장 낮은 곳은 농협카드(12.9%)로 양사간 금리 차이는 4.82% 포인트에 달했다.

올 1~9월 전체 카드론 이용액은 21조62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조4464억원에 비해 5.7% 늘었다.

카드론은 주로 신용등급상 은행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경우에 찾는 만큼 서민들이 주요 고객이다. 대신 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연 6%대에서 최고 28%에 달한다.

한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카드론의 금리 인하폭이 적은 것은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소액 결제 증가 등으로 신용판매 수입이 악화하면서 대출 분야에서 수익을 보전하려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카드사들이 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대출 자금을 조달하지만 회사채의 경우 보통 1~2년 단위로 운영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반영에 시간이 걸리는 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카드론과 신용판매 비중 등이 다르기 때문에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회사별 금리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l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