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5일 목요일

  • 서울 11℃

  • 인천 11℃

  • 백령 11℃

  • 춘천 13℃

  • 강릉 18℃

  • 청주 12℃

  • 수원 11℃

  • 안동 14℃

  • 울릉도 16℃

  • 독도 16℃

  • 대전 12℃

  • 전주 12℃

  • 광주 12℃

  • 목포 13℃

  • 여수 13℃

  • 대구 13℃

  • 울산 13℃

  • 창원 13℃

  • 부산 13℃

  • 제주 18℃

“모두가 이익?···이통사 배만 불리는 불평등한 법”

[단통법 시행 한달]“모두가 이익?···이통사 배만 불리는 불평등한 법”

등록 2014.10.31 07:43

김아연

  기자

[르뽀]이동통신 판매점, 늘어나는 ‘한숨’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한달이 지나면서 일각에서는 단통법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섯부른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시행초기보다 보조금이 올라가고 시행 첫날 4253건으로 지난 2012년 1월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번호이동건수가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통신사 가입유치를 하는 유통점들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단통법 부작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본지가 최근 서울 일대의 이동통신 대리점 및 판매점들을 돌아본 결과 유통상인들의 표정은 여전히 밝지 못했다.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의 예약가입이 시작되면서 분명히 이달 초보다 방문고객은 늘었지만 여전히 남은 위험요소들이 그들의 목을 옥죄는 모습이었다.

또 이통사들의 온라인 직영몰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의 사전예약 접수가 이뤄졌지만 매장에서는 문의만 늘었을 뿐 실제 예약이나 구매로는 잘 이어지지는 않아 상인들의 속을 끓였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나 판매점에서 예약하나 보조금이나 할인혜택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구지 고객들이 발품을 팔면서 대리점에 방문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몇몇 매장에서는 보조금이나 출고가 등에 대해 문의하는 손님이 와도 적극적으로 가입을 유도하는 행위는 별로 없었다. 직접구매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적극적으로 영업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한 대리점주는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객들이 매장에 방문하는 횟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예약은 인터넷에서 이미 하고 알아보러 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또 갤럭시노트4나 다른 기계들에 대한 문의들도 있었지만 더 기다리면 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그냥 가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리점 판매 직원도 “단통법 시행 후 모든 대리점, 판매점의 휴대폰 지원금이 같아지니 굳이 매장에서 안사고 인터넷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단통법 시행 이전부터 이통사들의 대규모 영업정지와 정부의 극심한 단속으로 이렇다 할 수익이 없었던 대리점들의 경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폐업을 고려해야할 정도라며 하소연을 하는 곳도 있었다.

한 대리점주는 “지난달 판매 마진으로 이번 달을 버티고 이번 달에 판매 실적이 있어야 다음 달에도 장사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계속 적자만 나는 상황”이라며 “보조금 액수가 고정되면서 판매점만의 할인 혜택도 사라졌고 중고폰이나 자급제폰 가입자를 유치하고 얻는 금전적 이득이 없으니 이대로 가다가는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대리점주의 경우 이통사들의 대리점·판매점 승낙철회 문제로 인해 유통상인들이 전체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승낙철회는 이통사가 직접 계약을 맺지 않는 판매점도 대리점처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승낙제의 세부 내용으로 승낙한 판매점이라 하더라도 판매점이 법 위반으로 걸리면 영업을 중단시키거나 승낙을 철회해 판매점 축소에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통사들이 경쟁사의 잘못을 찾아내기 위해 폰파라치 제도를 이용, 법 위반으로 걸리는 판매점들이 많아지면 결국 남는 것은 이통사들의 본사 직영점이나 직영몰인데 단통법 체제에서 번호이동 수요가 과열 없이 계속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흘러간다면 판매점 정리 역시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그는 예측했다.

이에 대해 전국 휴대전화 유통상인들의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단통법 시행 후 그동안 정부 말 대로 인내를 갖고 법안의 정착을 기다려왔지만 정부는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고 그 사이 단통법은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악법으로 고착되어가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국민과 종사자 모두에게 고통만 주고 있는 단통법은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악법을 만든 국회가 스스로 개정을 논의하는 상황을 볼 때, 정부는 하루빨리 실질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우리 30만 종사자는 국민의 가계통신비 절감과 종사자 생존권 보장을 위해 단통법 중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MDA는 이와 관련해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광장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단통법 개정 및 유통점 생계대책 수립 촉구대회’를 개최했으며 향후 이동통신 유통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