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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취임 100일 성적표는

최경환 부총리 취임 100일 성적표는

등록 2014.10.21 10:41

조상은

  기자

유동성 확대 부동산·자본 시장 반등 계기투자·소비 미미해 디플레이션 가능성 상존

오는 23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지 100일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살리기 특명을 받고 구원투수로 화려하게 등장한 최 부총리는 100일 동안 ‘실세’라는 이름에 걸맞는 행보를 보였다.

일주일에 한번꼴로 정책을 쏟아내며 경기 부양에 올인하고는 있지만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에는 경기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과감하고 저돌적인 경제정책 출발은 합격점 = 현오석 전 부총리의 바통을 이어 받고 경제 수장으로 취임한 최경환 부총리 앞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달러(474) 달성을 위한 초석을 닦아야만 하는 숙제가 놓여 있었다.

이를 위해 최 부총리에 있어 가장 시급히 것은 난파직전인 ‘한국호(號)’를 구하는 것이었다.

최경환 부총리가 꺼내든 카드는 유동성 확대다. 최 부총리는 취임 이후 ‘41조원+α’의 확장적 재정·금융 정책을 선언했다. 내년 예산안도 올해에 비해 5.7% 증가한 376조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도 전광석화처럼 처리하며 부동산 경기 진작에도 힘을 보탰다. 서비스산업활성화 대책 등을 발표하며 경제주체들에게 반드시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최경환 부총리의 이같은 정책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하며 침체된 경기가 반등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도 최경환 부총리 취임 초기 7월말 2,082.61p까지 치솟았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최경환 부총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 진단은 잘했다”면서 “규제 완화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이라고 말했다.

◇약발 떨어지는 초이노믹스 = 불황 탈출이라는 희망을 앉겼던 최경환 부총리의 경제정책은 최근들어 효과가 시들해지고 있다.

우선 설비투자의 경우 약 1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최악이다. 통계청의 분석결과 9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10.6% 감소했다. 이는 2003년 1월 16.1% 줄어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생산자물가도 9월 전월대비 0.3% 하락했고, 소비자물가도 전년동월에 비해 1.1% 상승하는데 그치면서 여전히 2% 상승률을 밑돌고 있다.

저성장, 저물가의 고착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의 의도보다 낮은 3% 중반대다.

한국경제연구원과 하나금융경연구소는 3.7%를, 현대경제연구원은 3.6%를 제시했다. ING그룹은 3.5%, 스탠더드차타드와 무디스는 3.6%, 골드만삭스와 도이치방크는 3.8%로 예상했다.

4.0%의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는 정부의 전망과는 적게는 0.2%, 많게는 0.5% 차이를 보인다. 국내외 기관들은 내년 한국경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디플레이션 현실화 조짐 = 예상을 밑도는 경제성장률도 문제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디플레이션이란 좁은 의미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뜻하나 요즘에는 생산·소비·투자 침체 등 경기하강 국면과 연계해 정의한다”면서 “엄밀한 의미에서 디플레이션 상태는 아니지만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한국의 디플레지수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0.31을 기록했다”면서 “일본은 1992년 연속 0.31을 기록한 이후 1995년부터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저물가에 투자를 망설이게 되고 투자가 안되니 결국 생산과 소비까지 주저앉게 되는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투자→생산→소비’의 경제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면서 장기 경제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디플레이션이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준협 실장은 “2015년에도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외수도 둔화되면서 디플레이션 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면서 “건설투자와 민간소비가 소폭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약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저물가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이 실장은 “2015년 이후에도 경기회복 지연, 원화강세 지속, 원자재가격 하락세 지속 등으로 저물가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 정면 승부 펼쳐야 = 전문가들은 침체의 갈림길에 놓인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최경환 부총리에게 과감한 정면돌파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정근 학회장은 “현재까지 성적은 절반의 성공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진단한 뒤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재정 누수화를 최소화하고 투자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정공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협 실장은 “저성장?저물가 기조를 끊고 경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확장적 정책조합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2015년 예산을 한시적으로 대폭 확대 편성하는 것과 함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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