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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개혁, 정몽준 장남 초고속 승진용이었나

[기자수첩]현대중공업 개혁, 정몽준 장남 초고속 승진용이었나

등록 2014.10.17 15:29

수정 2014.10.17 23:47

윤경현

  기자

현대중공업 개혁, 정몽준 장남 초고속 승진용이었나 기사의 사진

“고강도의 개혁이 결국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장남 승진을 위한 임원 인사였다. 임원이면 다 죄인인가요. 그동안 회사를 위해 피와 땀을 바친 노력의 대가가 이런 건지요. 이번 임원인사는 내부 혁신의 가장한 대주주 장남을 승진시키기 위한 개혁이었나 봅니다.”

현대중공업이 전격 단행한 임원인사에 대해 실명을 밝히지 않은 현대중공업 한 임원이 지인에게 털어 놓은 심경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6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262명중 31%인 81명을 감축하는 고강도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지난 12일 전 임원 사직서 제출과 조기 임원인사 결정한지 나흘만이다. 현대중공업의 임원 감축은 대한민국 기업 사상 초유의 일이다.

속전속결로 이번 인사는 마무리 된 듯하다. 하지만 큰 논란이 앞으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원 81명을 퇴출하면서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아들 정기선씨(32)를 상무로 승진시켰기 때문이다. 그것도 상무보 자리를 건너 뛴 특진이다.

정기선씨의 승진에 울산 현대중공업 현장과 업계의 분위기가 싸늘하다. 특히 정기선씨가 승진하기 전 맡고 있던 직책이 정씨가 상무로 승진하자 없어진 것을 놓고도 말이 많다. 정 상무는 미국 한 컨설팅 회사에서 현대중공업으로 재입사 하면서 수석부장의 직책을 맡았다.

그런에 이번에 정씨가 상무로 승진하자 현대중공업은 수석부장 직을 곧바로 폐지했고 수석부장들은 일반부장으로 바뀌었다. 울산 현대중공업 현장과 해외법인 직원들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 상무가 수석부장으로 입사하기 전에 소수의 수석부장들은 재직했다.

수석부장은 원래 임원으로 승진하기 전 오랜 노하우로 해당분야 최고 베테랑에게 주어지는 직책이었다. 정 상무가 수석부장에 올랐을 때부터 그 자리는 정 상무가 맡을 수 있는 직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업계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 조차 “왜 하필이면 이 시기에”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현대중공업의 역사를 함께 이룬 임원 3분의 1을 퇴출시켜야 하는 이 고통스러운 인사에 이 상무를 임원으로 만들어야 했었냐는 지적이다.

이번 인사를 진두지휘한 권오갑 사장 겸 그룹기획실장과 금석호 상무(인사지원부장)는 정몽준 대주주의 핵심 측근들로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런데 이번 인사를 통해 정몽준 대주주의 장남을 초고속 승진시킴으로써 그들의 명성에 흠집이 날 수 밖에 없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사에서 최초로 생산직 출신 노동열 기정을 임원으로 승진시킴으로써 생산직 근로자들의 사기진작을 꾀했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장에서는 노동열 기정의 임원 승진보다 정기선 수석부장의 임원승진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수뇌부는 이번 인사가 회사의 환골탈퇴를 위한 정직한 인사였는지, 아니면 최대주주 자녀의 경영승계를 위한 도구는 아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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