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0일 토요일

  • 서울 12℃

  • 인천 13℃

  • 백령 12℃

  • 춘천 12℃

  • 강릉 12℃

  • 청주 13℃

  • 수원 13℃

  • 안동 13℃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4℃

  • 전주 15℃

  • 광주 17℃

  • 목포 15℃

  • 여수 15℃

  • 대구 14℃

  • 울산 13℃

  • 창원 15℃

  • 부산 13℃

  • 제주 13℃

‘착한소비’ 활성화가 사회적기업 살린다

[사회적기업]‘착한소비’ 활성화가 사회적기업 살린다

등록 2014.10.21 08:42

강길홍

  기자

대기업·정부 지원만으로는 성장 한계사회적 기업 생산 제품 유통채널 구축시민의 착한소비 활동으로 연결시켜야

한강의 수변복합문화공간인 세빛섬 내 채빛섬에서 지난 15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증품 및 재활용품 판매처인 굿윌스토어, 장애인을 채용해 네일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효성ITX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행복두드리미 등 14개 사회적기업이 참여하는 세빛섬과 함께하는 착한 소비 장터가 열린다. 사진=효성 제공한강의 수변복합문화공간인 세빛섬 내 채빛섬에서 지난 15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증품 및 재활용품 판매처인 굿윌스토어, 장애인을 채용해 네일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효성ITX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행복두드리미 등 14개 사회적기업이 참여하는 세빛섬과 함께하는 착한 소비 장터가 열린다. 사진=효성 제공



‘사회적기업’은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과 같지만 공익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발생한 이익을 지역공동체에 다시 투자하는 사회적 목적을 우선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경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SK·포스코·삼성·현대차 등의 대기업에서도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거나 지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위해 빵을 파는 기업’,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라’는 말로 요약되기도 한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탄생으로 정부 복지정책의 비효율성과 시민사회단체의 비영리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정부의 복지정책은 일회성이고 대상자의 자립을 유도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으며 절차가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실효성 있는 도움을 받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영리조직 역시 기업이나 정부 지원 없이 공익활동을 하는데 한계가 따른다.

우리나라는 관련법에서 이러한 사회적 기업을 협의와 광의의 개념으로 나누고 있다. 협의의 개념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하고, 광의의 개념으로는 ‘주주나 소유자를 위한 이윤극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이를 위해 이윤을 사업 또는 지역공동체에 다시 투자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이처럼 사회적 기업은 지속가능한 일자리 제공, 지역사회 활성화, 사회서비스 확충, 윤리적 시장 확산 등의 역할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이에 정부에서도 그동안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정부의 양적 성장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사회적기업 설립이 공익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질적 내실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기업들로 인해 자칫 다른 기업들까지 함께 부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벤쳐 열풍이 일던 시절 정부가 벤처 기업 지원에 돈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IT거품이 꺼지면서 대부분의 회사들이 문들 닫은 것이 그 예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회적기업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사회적기업이 존립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일반 시민들은 사회적기업 상품을 소비하는 착한 소비 활동으로 사회적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도울 수 있다. 현재 사회적기업은 중고품·도시락·커피 등 각종 사업 영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일반 시민들도 기존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상품을 사회적기업 상품으로 바꾸는 것 만으로도 착한 소비에 동참할 수 있다. 주변을 찾아보면 사회적기업의 상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꽤 많이 있다.

국내 대표적인 사회적기업들 가운데 아름다운가게는 빼놓을 수 없다. 아름다운가게는 200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국내 1호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2001년 아름다운재단이 서울 안국동 참여연대 사무실 앞 길가에서 소규모로 연 알뜰시장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아름다운가게 설립준비가 시작됐고 2002년 10월 1호점인 안국점을 개점했다. 이후 현재까지 130개 이상의 매장을 개설했다.

아름다운가게는 국내에서 ‘공정무역’ 운동을 최초로 시작하기도 했다. 공정무역(Fair Trade)은 저개발국가의 빈민 문제를 가난한 생산자와 공평하고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이다. 저개발국가의 생산자들이 정당한 몫을 얻고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아름다운가게는 네팔·페루·우간다 등의 나라에서 커피·홍차·초콜릿 등을 들여오고 있다. 또한 리사이클 패션상품인 ‘에코파티 메아리’라는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새로운 사업 영역도 지속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이미 국내 최대·최고의 선도적인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일본·영국 등의 나라에서 아름다운가게를 연구하기 위해 매년 찾아올 정도로 국제적인 명성도 쌓았다.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및 공익단체에 대한 지원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제주도의 사회적기업인 평화의마을은 제주산 돼지를 이용해 소시지 등을 만들고 있다. 장애인 자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남시영 대표는 독일 장애인 시설 견학에서 사업 아이템을 발견했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평범한 가정집에서도 직접 소시지를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질 좋은 제주산 돼지를 이용한 소시지를 떠올렸다. 제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원이면서 대도시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돼지의 상품성에 주목한 것이다. 또 소시지를 만드는 작업을 장애인들이 하기에도 적합하다는 판단도 따랐다.

대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커피믹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사회적기업도 있다. 세종장애아동통합지원센터는 지적장애아동의 특수교육을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교육기관이었지만 사회적기업으로 전환된 이후 교사들의 일자리가 안정되면서 더욱 많은 장애아동을 돌볼 수 있었다. 하지만 세종센터에서 교육받은 장애아동이 성인이 된 이후까지 책임지기 위해 성인장애인 자립을 위한 공동체마을을 조성했고 이 곳에서 장애인들이 만드는 커피믹스 카페디디를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우리밀 수제쿠키로 유명한 위캔 역시 장애인 직원들을 고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100% 우리 밀에 유정란 등 최고급 재료를 사용해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은평 천사원의 장애인일자리사업장 누야하우스는 케이크·계란·도넛 등 ‘맛있는’ 디자인비누를 비롯해 천연 화장품을 생산해 호평을 받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