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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총수 사면’ 지금이 적기다

[데스크칼럼]‘기업총수 사면’ 지금이 적기다

등록 2014.09.26 16:23

수정 2014.09.29 09:27

황의신

  기자

‘기업총수 사면’ 지금이 적기다 기사의 사진

최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한 언론사와 한 인터뷰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구속된 대기업 총수들이 경제살리기에 헌신적인 노력을 한다면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연이어 “기업인이라고 지나치게 엄한 법 집행을 하는 것은 경제살리기 관점에서 도움이 안 된다”며 황 장관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제 기업총수의 사면과 선처가 공론화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경제가 쉽게 좋아지지 않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지지 않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경제살리기의 제1 조건인 기업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1년9개월 만에 최저인 0.5%를 기록했는데 내수부진과 투자위축이 주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최 부총리의 발언대로 주요 기업인들이 계속 구속 상태에 있으면 기업들의 투자결정은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거시적 안목의 투자나 대규모 자금이 동원되는 굵직한 현안에 대한 결정을 하기엔 오너가 아니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실제로 총수 부재 600일을 넘긴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징역형이 확정되자 올 한해 경양전략을 ‘내실 경영’으로 결정했다. 재계 3위 그룹을 진두지휘하던 오너일가의 부재에 글로벌경영은 멈춰섰고 최근 대규모 투자와 굵직한 인수합병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태양광 전지와 연료전지 사업은 이미 접었고 빅3라 불리며 LG화학 삼성SDI와 함께 투자를 집중하던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배터리사업도 각종 수주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이다. 호주석유유통업체 ‘UP’를 인수해 신시장을 개척하려던 계획도 포기했다.

장기적 시점에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추진했던 ‘차이나 인사이드’ 전략도 최 회장 부재로 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7월초 최 회장과 각별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방한했을 때에도 면담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게 SK다.

반면 김승연 회장 집행유예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한화그룹 재편은 황 장관과 최 부총리 발언의 좋은 방증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에 맞춰 한화는 주력사업과 신성장동력을 동시에 키워내며 사업최적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한화그룹은 재계에서 가장 활발한 M&A와 재무구조 개선 활동을 펼치며 투자와 한국경제 회복에 기여했다.

징역 4년이 확정된 최태원 회장은 현재 1년8개월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역대 대기업 회장 중 최장이다. 법률상 가석방 요건인 형기의 3분의 1도 넘겼다. 최 부총리의 주장대로 요건이 됐는데도 단순히 반대여론을 의식해 가석방 않는다면 역차별일 수 밖에 없다.

같은 맥락인 경제살리기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선처가 요구된다. CJ와 효성도 오너리스크로 인한 투자위축과 우려가 여러차례 보도된 바 있다

이재현 회장은 최근 만성신부전증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을만큼 건강이 악화됐고 조석래 회장 역시 심장부정맥으로 재판까지 연기하며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한 상태다. 투자와 고용을 늘려 침체된 경제살리기 선봉에 설 사람들의 현주소다.

투자에 대한 결정과 실행이 이들에게 달렸다고 봤을 때 기업인 사면과 선처는 내수부진과 투자위축의 악순환을 깨고 경제 선순환을 실현하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정부가 이왕 이들 기업총수들을 선처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실행 시기도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

황의신 산업부장 ph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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