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갈등’이 핵심이지만 임 회장이 ‘봉합’을 실패했다는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는 참모진의 무능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사태와 관련해 은행과 KB금융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은 임 회장 혼자 몫이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사태는 임 회장 혼자서 만든 사태가 아니는 임 회장과 참모진의 문제라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 경징계 이후 임 회장이 나서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했다”며 “당시 여론은 임 회장에게 무척 안좋았는데 참모진들이 나서서 임 회장에게 여론을 제대로 듣도록 해야 했는데 오히려 ‘갈등’을 더 부추킨 꼴이다”말했다.
실제 제재심에서 경징계를 받은 이후 임 회장은 이 전 행장과 템플스테이 행사에서 또다시 갈등을 일으켰다. 템플스테이 행사 도중 돌아온 이 전 행장은 KB금융지주 주요 인사들을 검찰에 고발하는등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임 회장 ‘봉합’을 택하기 보다는 ‘침묵’을 또다시 유지했다. 그러나 금감원에서 징계 수위가 ‘중징계’로 뒤집히자 “억울하다”며 법정 소송을 예고하는 등 강경책을 폈다.
금융위 최종 결정에서 한단계 더 상향된 ‘직무정지’를 내놓은 것도 임 회장의 이같은 독단적인 행태를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갈등을 봉합하라고 몇차례 기회를 줬지만 오히려 갈등을 더욱 야기한 이른바 ‘꽤씸죄’가 작용했지 않았겠냐”고 설명했다.
임 회장이 이같은 ‘오판’을 한데에는 KB캐피탈 핵심멤버들의 역할도 컸다. 임 회장의 옆에서 보필한 참모진은 백홍욱 KB캐피탈 부사장과 몇몇 KB캐피탈 임원들이다.
이들은 KB금융 홍보를 담당했던 김용수 전 부사장이 ‘건강’을 이유로 물러난 이후 그 자리에 들어왔다.
문제는 이들이 금감원장의 중징계 결정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KB금융지주 홍보팀마저 배제한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언론매체만 상대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독단적인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여론과 언론들도 임 회장에 대한 징계가 가혹하다는 분위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임 회장 참모진들이 직접 나서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냈고 언론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임 회장의 ‘구원 투수’들도 분위가가 달려졌다. 그동안 정부에서도 임 회장의 징계가 가혹하다는 시각이 강했지만 최근 언론마저 등을 돌리면서 임 회장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사실상 ‘구원’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의 징계 수위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고 검찰 수사까지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누가 ‘구원투수’역할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이 스스로 ‘사퇴’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안팎으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도 한몫을 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임 회장의 ‘자진 사퇴’를 주문한데 이어 사퇴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국정감사’에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임 회장이 스스로 더 잘 알 것이다”면서 “KB가 계속 이대로 둔다면 망칠 수 있다는 분위기기 커지고 있는 만큼 KB의 미래를 위한 문제로 국감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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