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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비싸진 금호고속 인수에 ‘진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비싸진 금호고속 인수에 ‘진땀’

등록 2014.09.16 10:01

최원영

  기자

모태기업 찾아야 겠는데··· 2년새 두배로 비싸진 몸값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고속’ 인수문제를 놓고 진땀을 흘리고 있다. 2년전 ‘다시 되찾겠노라’며 3000억원 초반의 금액에 매각했지만 몸값이 그사이 6000억원대로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겪던 2012년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에 3300여억원을 받고 금호고속을 패키지로 매각했다. 당시 그룹은 추후 사포펀드가 금호고속을 되팔 때 우선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았다. 다시 되찾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금호고속 지분에 대해 걸려있던 2년간 매각제한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풀렸다. 이제 업계의 관심사는 매각대금.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사모펀드의 금호고속 매각금액은 인수액의 2배가량인 6000억원 수준.

이에 금호그룹과 금호고속 측은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비판에 나서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비판에도 그룹이 인수에 공을 들일 정도로 금호고속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창업주인 故 박인천 회장이 1948년 택시 2대로 광주여객자동차를 만들었고 첫 택시사업이 현재의 금호고속이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선 모태기업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박 회장에게는 선친에 대한 애틋함까지 묻어 있는 회사다.

금호그룹에 안기고 싶기는 금호고속도 마찬가지다. 경영보다는 이익내기에 급급한 사모펀드 등과 달리 큰 애착을 갖고 있는 금호그룹이 인수해야 회사의 장래와 더불어 안정적인 경영이 보장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금호고속 노사는 성명을 내고 “2012년 당시 사모펀드가 금호고속을 3310억원에 인수했지만 금호고속에 전가한 차입금 2200억원과 인수 직후 배당금 200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인수가격은 91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910억원에 사 6000억원에 되판다면 먹튀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닌 재무적 투자자나 제3자에게 고가 매각한다면 단호히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그룹을 인수를 응원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그룹은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적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호남지역민과 금호고속 임직원들의 정서가 금호그룹을 원하고 있고 금호터미널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들도 구축돼 있다”고 인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모펀드 측은 이미 국내외 인수 후보 10여곳에 투자설명서를 보내는 등 금호고속 매각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달 매각제한이 풀리면서 마음이 급했던 금호그룹은 금호고속 금호아시아나가 아닌 제3의 회사가 금호고속을 인수했을 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적극 알리기도 했다.

실제로 금호고속은 호남을 대표하는 금호그룹의 모태기업이자 계열사라는 인식이 강하게 뿌리 박혀 있어 타그룹의 정서상 인수하기 부담스러운 매물로 인식돼 있다.

광주 전남 지역민들의 금호고속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남달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닌 제3자 인수시 지역 정서상 반발이 예상되고 이용 급감에 따른 매출 감소로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금호고속의 임직원들은 그룹에 대한 애사심과 충성도가 어느 곳보다 높았던 만큼 타사에 인수시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금호고속이 금호그룹이 아닌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금호고속은 더 이상 ‘금호’라는 고유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어 국내 고속버스 시장점유율 1위 등 과거의 프리미엄은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연고 기반 이미지가 퇴색됨에 따라 연고지역에서의 수익성 악화도 예상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올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에도 총력해야 하는 만큼 비싸진 금호고속 인수에 박 회장이 진땀을 빼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금호고속 매각금이 터무니없이 높아질 경우 금호아시아나가 인수를 포기하고 ‘금호’ 상표권을 회수, 별도의 법인설립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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